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누가 언제 받아야 할까
문재인 정부의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올해 10월 2일부터 실시되고 있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 중 6개월 이상 12세까지 어린이(2006년 1월 1일부터 2018년 8월 31일 출생아까지, 다만 첫 예방접종 시점에서 생후 6개월 이상이라야 접종 가능)와 만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 대해서는 10월 2일부터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고, 만 65~74세 어르신들에 대한 예방접종은 10월 11일(목)부터 시작된다. 전년과 다른 점은 기존에는 59개월까지만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이게 12세까지 확대됐다는 사실이다.
생후 6개월 이전에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할 수 없다. 생후 6개월 미만 연령에서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인플루엔자로부터 생후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이나 임신부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예방접종 기간, 그리고 효과
11월 15일까지 전국의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11월 16일부터는 보건소에서만 접종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보건소가 보유한 백신이 소진될 때까지만 가능하다. 생후 6개월부터 12세까지 어린이는 2018년 10월 2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접종 기간이 어르신들과 달리 더 길다. 어르신들은 매년 1회 접종을 받는데 비해 어린이는 2회 접종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어린이가 2회 접종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니며, 대부분은 1회만 받으면 된다. 2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부터 만 8세 이하의 어린이 중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처음 하거나 또는 이전에 예방접종을 했는지 여부를 모르는 경우, 또는 2018년 6월 30일까지 인플루엔자 백신을 1회만 접종한 경우이다. 또 중요한 것은 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인체에 면역력이 생성돼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플루엔자 유행은 주로 12월에 시작되고 봄까지 간헐적으로 이어진다. 또 인플루엔자는 예방접종 2주 후부터 예방효과가 나타나고, 예방효과는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11월 중순까지 예방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한편, 건강한 성인의 경우 백신에 들어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정보와 당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일치할 때 70~90% 예방 효과가 있다. 소아, 어르신, 만성질환이 있는 접종자의 경우 백신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종은 꼭 해야 한다.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해도 실제 인플루엔자에 걸렸을 때 예방접종이 사망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어디서 맞을 수 있나?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주소지에 관계없이 전국의 모든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 총 1만9,749개소에서 가능하다. 지정 의료기관의 위치는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국번 없이 1339)로 문의하거나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거지의 보건소나 평소 다니던 동네의원에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전년과 달라진 것은 올해 처음으로 6세부터 12세까지 어린이에 대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이 시행된다는 사실이다. 집단생활로 인해 쉽게 인플루엔자가 발병하고 전파에 취약한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연령까지 신규로 563만 명에게 지원이 확대된 것이다. 붐빌 수 있으므로 무료접종이 가능한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사전에 확인하고 전화 문의 후 방문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 받을 때 유의사항과 가능한 부작용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몸의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받는 것이 좋다. 접종받기 전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또 예방접종 전에 이루어지는 의사의 예진 때는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 앓고 있는 만성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인에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예방접종 후에는 20~30분간 이상반응이 있는지 여부를 관찰하고 귀가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 당일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게 좋다. 그리고 접종 후 2~3일간은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도록 한다. 간혹 예방접종 후 접종 부위의 통증이나 빨갛게 부어오름, 부종이나 근육통, 발열, 메스꺼움 등의 경미한 이상반응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1~2일 이내 호전된다. 그러나 접종 후 고열이나 호흡곤란, 두드러기, 심한 현기증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소아의 경우, 계속 보채고 잘 먹지 않거나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경우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생활 속의 인플루엔자 예방 수칙
나는 제주도에 거주하므로 육지로 출장 갈 때면 언제나 비행기를 탄다. 또 육지에서도 거의 언제나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매주 반복되는 방송, 회의, 강연 등의 정기적 일정 때문에 나는 감기나 인플루엔자 등에 걸리지 않으려고 늘 주의를 기울인다. 먼저, 내가 반드시 실천하는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소개한다.
① 인플루엔자 유행 전에 예방접종을 받는다. 건강한 젊은이는 굳이 예방접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들(6개월 이상 12세 이하, 65세 이상)은 반드시 접종을 받아야 한다. 또 이 연령층에 속하지 않더라도 만성소모성 질환 등 각종 만성질환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분들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나 민원창구 등에서 다중과 늘 접촉하는 사람들도 예방접종을 받는 게 좋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임산부도 마찬가지이다.
②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뿐만 아니라 장염 등의 감염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이것은 개인이 자기를 방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위생수칙이다. 대충 하는 게 아니라 비누로 제대로 씻어야 한다. ‘손 씻기 6단계’가 있는데, 순서는 이렇다.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르기 ⇒ 손가락을 마주잡고 문지르기 ⇒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르기 ⇒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면서 문지르기 ⇒ 손바닥을 마주대고 손깍지를 끼고 문지르기 ⇒ 손가락을 손바닥에 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을 깨끗하게 닦는다.
③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 손수건,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하지만 비행기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기침과 재채기 예절’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뿐만 아니라 감기나 독감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을 옮기는 잘못된 행태다. 우리 모두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는 게 모두를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늘 생각했으면 좋겠다. 나는 이게 복지국가 시민, 깨어있는 시민의 올바른 심성이라고 생각한다.
④ 발열과 호흡기 증상(기침, 콧물 등)이 있는 경우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가끔 기침을 하는 경우라면 ‘기침과 재채기 예절’을 잘 지키는 것 정도로 될 수도 되겠지만 연속적인 기침과 콧물 증상이 있을 경우라면 반드시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이것은 환자 본인이 다른 종류의 호흡기 질환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임과 동시에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지 않도록 하려는 조치이다. 아직도 지하철 등에서 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더러 보게 된다. 앞으로는 꼭 지켰으면 좋겠다. 이 또한 깨어있는 시민의 올바른 심성일 것이다.
⑤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않도록 하고,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유행 시기엔 가급적 다중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게 좋지만 어쩔 수 없을 때라면 마스크를 하는 게 좋다.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열감(발열), 두통, 전신 쇠약, 마른기침, 인두통, 코막힘 및 근육통 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어린이의 경우에는 성인과 달리 오심, 구토 및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외출은 삼가야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하면 감기도 예방되나?
인플루엔자 증상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보통 1~4일(평균 2일) 정도 지나면 나타난다. 인플루엔자 환자는 나이에 따라 전염기간에 차이가 있는데, 성인의 경우 증상이 생기기 하루 전부터 증상이 생긴 후 약 5일 동안 감염력이 있다. 그런데 소아의 경우는 증상 발생 후 10일 이상 감염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하자면, 독감은 2일 정도의 잠복기 후 5일 정도 감염력을 가지므로 이 기간 동안은 외출하지 않는 게 좋다.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으로 불리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같은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라도 독감과 감기는 완전히 다른 병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호흡기(코, 인후, 기관지, 폐 등)를 통해 감염돼서 생기는 병으로 감기와 달리 심한 증상을 나타내거나 생명이 위험한 합병증(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에 감기는 수없이 많은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예방은 불가능하며, 알다시피 증세는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결국,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므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인 감기에는 효과가 없다.
인플루엔자 백신, 왜 매년 맞는가? 그러면 임신부는?
인플루엔자 백신의 면역력은 접종한 다음 해에 감소하며, 효과는 보통 6개월 정도만 지속된다. 백신의 예방 효과가 겨울과 봄철 정도만 작동하는 것이다. 또 유행 균주 항원성의 변화에 맞추기 위해 해마다 유행이 예측되는 균주를 포함한 인플루엔자 백신을 매년 만들고, 이것을 접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인플루엔자로 진단받고 치료받아 완치했다고 하더라도 무료 예방접종 대상 연령이라면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3~4가지 인플루엔자 백신주를 포함하는데, 1가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다른 유형에 대한 면역력이 획득되지 않으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2가지 이상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임신 기간 동안에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임신 중에 있는 사람은 임신 주수에 상관없이 접종을 권장한다. 또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에도 접종이 가능하다. 임신부가 인플루엔자에 감염될 경우에는 일반인에 비해 합병증의 위험이 크고, 임신 중 접종 시에는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로 전달되는데, 이는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는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 보호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임신부의 예방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3가 백신과 4가 백신, 어떻게 다른가?
3가 백신과 4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 종류의 개수에 따라 구분한다. 3가 백신은 2종류의 A형 바이러스와 1종류의 B형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고, 4가 백신에는 2종류의 A형 바이러스와 2종류의 B형 바이러스가 포함돼 있다. 그러니까, 4가 백신은 3가 백신에 B형 바이러스 1종류가 추가된 것이다.
인플루엔자 3가 백신은 국가가 지원하는 무료 접종이다. 반면에 4가 백신은 전액 본인 부담 접종인데, 비용은 대략 3~4만 원이다. 건강한 성인은 3가 백신 접종으로 적정한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설사 3가 백신에 포함돼 있지 않은 B형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더라도 통상 봄철에 소규모로 유행하고 가벼운 임상 증상을 보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3가 백신에 포함돼 있는 B형 바이러스 백신주는 성인에서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주에 대한 교차 보호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 그러므로 국가 예방접종인 3가 백신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또 중·고등학생 등에 대한 무료 접종도 2019년 이후 단계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렇듯 국가 예방접종 사업은 국민 건강을 위해 국가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시행하는 중요하고도 의미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