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그룹홈 “보건복지부ᐧ기획재정부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외면”
사상 최대 72조 복지예산 속에 사라진 아동그룹홈·지역아동센터 예산증액 약속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단일임금체계 실현연대(이하 아동연대)가 3일 오후 3시 국회 앞에서 2019년도 아동그룹홈ᐧ지역아동센터 정부예산(안)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속한 인상 폭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기획재정부의 2019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현장발언 및 성명서 낭독으로 진행됐다.
아동연대 공동대표인 안정선 회장은 현장발언을 통해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내걸었던 정부가 유독 아동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에 대해서는 인건비 지원에 대한 근거와 기준 마련도 없이 근무시간은 더 길고, 노동의 강도도 더 세고, 근무환경은 더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며 “실질급여 최저임금을 밑도는 아동복지현장의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개선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이 나라 관료들의 무지막지한 손가락 정책을 문재인 대통령은 아십니까”라고 성토하였다.
아동연대 공동대표인 옥경원 대표는 두 번째 현장발언을 통해 “2018년 4월 5일(목) 제12회 사회복지사의 날을 통해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지역아동센터와 아동그룹홈을 포함한 국고지원시설에 대한 단계별 인건비 현실화를 약속하였지만 8월 27일에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19년 정부예산(안)에서는 최저임금 10.9% 인상조차 반영되지 않은 지역아동센터 2.8%, 아동그룹홈 5% 인상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운영비 부족에 따른 시설운영의 불안정성은 고스란히 보호아동의 피해로 돌아갈 것인데, 당국은 이 사실을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모르는 것인가”라고 밝히며 개선을 촉구하였다.
아동연대는 성명서 발표를 통해 긴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오직 아동들의 행복과 바른 성장을 위해 묵묵히 견뎌왔던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에게 매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가 아닌 사회복지시설 인건비가이드라인에 따른 합당한 급여와 시설의 안정화를 위한 운영비 확보를 요구하였다.
마지막으로 아동연대는 국회 국정감사 및 국가예산 심의 과정에서 아동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차별적 예산지원의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다음은 아동연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아동그룹홈ᐧ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증액 촉구한다.
2019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사상 최대 복지 예산인 72조3758억원을 편성하며 ‘사람 중심의 포용적 복지 국가 실현’ 의지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전국 533개소 아동 그룹홈 1600명, 4189개소 지역아동센터 9500명의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은 참담함을 감출수가 없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올해 4월, 제12회 사회복지사의 날 기념행사 자리에서 ‘국고보조시설뿐 아니라 전국의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을 이번 정부에서 해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7월 10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토론회’ 축사를 통해 ‘시설 종사자들의 처우개선과 안정적 근무 여건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당일 참석한 복지부 아동권리과와 아동복지정책과 과장은 ‘국고보조시설 인건비 확보계획’에 의거하여 지역아동센터는 13%, 아동그룹홈이 8.6% 인상하여 2022년까지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에 적용하겠다고 하였고, 전국의 1만2000명의 사회복지사들은 기간의 서러움을 떨치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한 번 정부가 말한 ‘약속’은 그저 현장을 달래기 위한 면피성 말이고, ‘계획’은 그저 말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정부가 제출한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예산 증가는 2.8%, 아동그룹홈 종사자 인건비는 5% 인상에 그치고 말았으며, 지역아동센터와 아동그룹홈 종사자들은 여전히 급여체계도 없는 열악한 상황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연초 복지부는 국고보조시설이 다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과 공평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 확보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 계획을 보면 지역아동센터와 아동그룹홈을 제외한 나머지 국고보조시설은 3년 이내에 목표를 완수하고, 아동그룹홈과 지역아동센터만 2022년인 5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는 차별적 내용이 들어있다.
또한 그 목표 기준마저 여타 국고보조시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정부의 무책임과 차별적 행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노력하겠다는 정부와 국회를 믿고 우리는 기다렸다. 하지만 정부는 그 약속과 신뢰마저 먼저 깨고 말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뻔뻔스럽게 보건복지부는 2018년 8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위해 국고보조시설의 종사자 처우를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있는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 수준에 근접하도록 단계적으로 현실화 하기 위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는 소식을 언론에 공포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현장을 기만하고 전국의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을 무시하고 차별한 처사인가.
지역아동센터에 파견되는 일자리사업인 아동복지교사의 인건비 6% 인상과 지역아동센터 1200개소에 대한 기능보강비 96억 편성을 두고 정부는 내 할 몫은 다 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정작 지역아동센터는 2018년 최저임금 선에서 종사자의 처우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이다. 지역아동센터가 법제화된 2004년 이후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처우는 최저임금 선에서 발이 묶여 거의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리고 이것은 명백한 국가의 착취다.
주야교대근무를 하는 아동그룹홈 종사자들 역시 5% 인상되었으나 이 역시 최저임금에 못치며 아동들 가정과 같은 환경에서 양육하기 필요한 냉난방비, 공과금을 내야 하는 시설 운영비는 월 31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이 동결시켜버렸다. 이것이 바로 아이를 낳아서 함께 저출산을 극복해보자는 나라의 뒤안에서 은밀하게 행해지고 있는 일이다.
이제 앞으로 약 60일간 국회에서 치열한 예산 증액과 감액의 싸움이 시작될 것이기에 1만2000명의 사회복지사들은 국회에 호소한다.
하나, 아동이 국가의 미래이자 희망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아동을 주인공으로 희망을 갖게 하는 정책은 모두 쓰레기통 속에 버려지고, 그동안 긴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오직 아동들의 행복과 바른 성장을 위해 묵묵히 견뎌왔던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을 살려달라.
둘, 2019년 최저임금이 10.9% 올라 주 40시간이 174만원, 주44시간인 188만원이다. 아동그룹홈은 생활시설이라 24시간 365일 교대로 하니 평균 주48시간 218만원의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올해의 최저임금도 맞추기 힘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라.
아동을 차별하는 이 나라에 내일이 있을까, 아동복지를 억압하는 이 나라에 희망이 있을까,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아동들을 돌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에 묻고 싶다.
이미 우리는 이 정부에 가졌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고, 더 이상의 ‘신뢰’는 없다. 1만2000명의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을 또다시 길거리로 내몰지 말아라. 국회는 2019년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를 당장 개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