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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수출용) 발암물질 검출… 국내 제품도 불안

농심이 대만에 수출한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제품. [사진 제공 = 농심]

대만에 수출된 농심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돼 반송·폐기 처분됐다.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TFDA)는 문제가 된 신라면 1천 박스(1,128kg)를 식품안전위생관리법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농심은 수출용과 내수용 생산라인 달라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은 급증하고 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제품을 포함해, 시판 중인 모든 제품의 안전성 검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스프에서 검출된 발암물질 ‘에틸렌옥사이드’(EO) 0.075mg/kg은 타이완의 ‘식품안전위생관리법 제15조 잔류농약 허용기준에 관한 규정’을 kg당 0.02mg 초과한 수치다.

에틸렌옥사이드(EO)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에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로 분류했으며, 미국 독성물질관리 프로그램상 ‘K등급’으로 인체 발암 원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주로 살균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중추신경이나 말초신경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농심 측은 “검출된 물질은 EO(에틸렌옥사이드)가 아니라 2-CE(2 클로로에탄올)이며, 2-CE는 발암물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CE’도 상온에서 쉽게 증발하며 증기를 흡입할 경우 독성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중독되면 구역과 구토, 위장관 출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이미 국내에서도 2-CE 기준규격을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은 30mg/kg이하, 이유식 등 영유아를 섭취대상으로 하는 식품은 10mg/kg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가장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유럽은 2-CE를 에틸렌옥사이드와 구분하지 않고 합산해 0.02~0.1ppm을 초과하면 유통을 금지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발암물질이 아니라며,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농심의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분석 결과 불검출로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것도 신뢰할 수 없다.

농심이 2-CE 문제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유럽 수출용 라면에서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하는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돼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같은 해 3월에는 이탈리아 보건당국에서도 ‘신라면 김치’에서 에틸렌옥사이드의 관련 성분 ‘2-클로로에탄올’이 초과 검출돼 판매가 중단됐던 사례가 있다.

농심은 “생산과정을 더욱 철저히 모니터링 하는 등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밝혔지만, 제품 전수조사에 나서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농심 스스로 원료의 농산물 재배환경에서 유래됐다거나, 일시적·비의도적인 교차오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만큼, 식약처를 포함해 객관적인 검증기관을 통해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농심은 지난해 3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매출액 기준 해외 비중은 30%에 육박하는 기업이다. 국민 식품인 라면을 통해 쌓은 소비자의 신뢰 때문이다. 처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재발 방지 약속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식약처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제품들을 전수조사하고, 제품의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제조사에 대한 과징금 부여, 영업정지 등 엄중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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