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중구청·남대문경찰서 상대 “세종호텔 여성 해고자 인권침해” 국가인권위 진정
종교, 학술, 법률, 인권, 노동, 정당 등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세종호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중구청의 행정대집행으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남대문경찰서는 이를 방관한 것에 대해 18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이들에 따르면 서울시 중구청(구청장 김길성, 국민의힘)은 지난 4일 오전 9시 20분 경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천막에 해고노동자 한 명이 있는 시간을 틈타 행정대집행이란 명목으로 경찰력을 동원하고 100여 명의 중구청 인원을 대동했다.
세종호텔 해고자들은 “부당하게 해고됐다”고 주장하며 길거리에서 1년5개월 동안 싸워왔다.
당일 오후,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투쟁을 지속할 것을 밝히며 항의의 표시로 새롭게 천막을 세웠다.
이후 7일 오전 8시 55분경 중구청 60여 명의 인원이 와서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의 천막을 다시 철거했다.
천막을 다시 세운 지 3일 만이다.
철거 당시 천막에 여성 해고노동자 한 명이 천막을 지키기 위해 바닥에 누웠다.
그러나 중구청은 칼과 가위를 들고 여성 해고노동자의 몸 근처에서 빠레트 등을 잘라내고, 누워있던 빠레트를 빼냈다. 이 과정에서 여성노동자의 목이 꺾이고 머리를 부딪혀 상해를 입었다.
천막 철거에 든 시간은 고작 15분이었다. 해당 여성 노동자는 헌법 12조의 신체의 자유와 헌법 10조의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해고자들은 “4월 7일에 철거된 천막은 4월 4일에 철거된 천막과 크기, 모양 등이 다른 새로운 것이기에 행정대집행을 위해선 상당한 이행기간이 필요하고 계고장도 발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거 당시 이행기간과 계고장은 없었고 중구청은 책임자 증명서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행정대집행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헌법 21조 집회시위의 권리, 헌법 10조의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세종호텔은 2021년 12월, 코로나19를 핑계로 15~33년 일한 호텔리어 12명을 정리해고했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도 있었고, 노동조합도 해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지만, 세종호텔은 모든 것을 거부하고 민주노조 조합원들만 정리해고했다.
이에 해고노동자들은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1년 5개월째 세종호텔 앞에서 해고 철회를 위한 농성을 진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