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유권자 표현 옥죈 선거법 독소조항 위헌결정돼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2016년 국회의원선거 당시 낙선기자회견을 개최했다가 선거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시민사회 활동가 22인을 대리해 공직선거법 4개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17일 “이번에야말로 헌법재판소가 정당한 유권자 표현을 과도하게 옥죄어온 공직선거법 독소조항들을 위헌으로 결정해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도록 촉구하는 의미이다”며 헌법소원 제기취지를 밝혔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이하 ‘총선넷’)는 후보자 평가와 낙선대상자 선정, 정책과제 선정, 투표참여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중 낙선대상 후보자 선거사무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과 이에 수반된 현수막, 확성장치, 피켓 사용이 문제돼 22명에 달하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형사재판 과정에서 변호인들은 헌법과 기본권을 고려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죄를 호소했다.
그럼에도 1심과 2심 재판부는 기계적 법률해석을 통해 피고인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고, 선거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판단을 구해 재판을 해달라는 위헌제청신청도 기각했다.
결국 피고인들은 직접 헌법재판소에 문제된 선거법 조항의 위헌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이번에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1)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현수막 등 광고물 게시를 금지하는 제90조 제1항 제1호, (2)선거운동을 위하여 확성장치 사용을 금지하는 제91조 제1항 (3)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문서·도화 게시, 첩부를 금지하는 제93조 제1항 (4)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 개최를 금지하는 제103조 제3항이다.
청구인들은 헌법소원 청구를 통해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을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주체, 시기, 방법 별로 폭넓은 금지규정을 둬 사실상 유권자들은 선거시기 허용된 정치적 표현행위의 영역이 없다는 근본적 문제점을 강력히 지적했다.
또한 ▲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등의 표현은 선관위 직원이나 법률전문가에게도 선거법 위반 여부 판단이 쉽지 않고 처벌 여부가 법적용자의 자의적 판단에 맡겨져 있어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는 점, ▲ 의견과 정보의 소통을 막아 유권자의 판단자료를 제한하는 것이 오히려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점, ▲ 총 선거비용을 통제하거나 금품제공, 허위사실 유포 등을 직접 처벌하는 것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선거시기 문서·도화나 집회 등을 통한 정치적 표현행위를 일률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점 등을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1950년대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일변도의 선거법이야말로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존속하고 있는 시대착오적 규제이다”며 “이번 헌법소원 외에도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인 총선넷 형사재판 과정에서 선거법에 대한 법원의 올바른 해석, 적용을 계속 주장하고, 국회의 선거법 개정도 지속적으로 촉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