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카드납부도 어렵고 대출이자도 높아
▶ 전체 수입보험료의 0.22%만 카드결제…업계평균보다 23배 적어
▶ 보험계약대출(금리확정형) 금리 8.59%…국내 생보사 中 최고
▶ 카드납부 장려하거나 대출이자 낮추지 않으면 가입자 대거 이탈 가능
삼성생명은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기도 어렵고 대출금리도 비싸다. 생명보험업계는 보험료 카드납부 비중이 적기로 유명하다.
업계 2, 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카드납부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수입보험료가 이 둘을 합친 수준인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삼성카드로만 보험료를 받는다.
올해 2분기 삼성생명의 보험료 납입건수는 생명보험업계 전체의 1/4에 달하는데도, 카드납부 비율은 0.69%(건수 기준)에 불과했다.
액수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생명의 보험료 카드납부비율은 그보다 훨씬 낮다. 올해 2분기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는 4조 7,297억 원이지만, 이 중 카드로 납부한 액수는 106억 원(0.22%)뿐이다.
카드납부비율이 생명보험사 평균인 5.22%보다 23배나 낮다. 특히 삼성생명 변액보험은 수입보험료가 7,000억 원에 달하지만, 카드로 납부한 액수는 0원이다. 저축성보험은 수입보험료 1조 4,193억 원 중 1억 원만 카드로 받았다.
가입자는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우선 결제가 편리해진다. 금융당국에서 2018년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 카드납부지수를 공지하도록 한 것도 소비자의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었다.
보험료 카드납부는 자동이체에 비해 카드 실적을 채우기도 용이하고, 이는 더 많은 카드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장점도 있다. 자동이체통장에 잔고가 바닥나 연체가 발생하는 일도 줄어든다.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기 어려운 것은 삼성생명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삼성생명의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타 보험사 대비 아주 높아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보험사에게 대출을 받는 것이다.
2022년 8월 기준 삼성생명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8.59%로, 국내 22개 생명보험사 중 가장 높았다. 생명보험사 평균보다 무려 2.36%p나 높다.
생명보험사는 흔히 보험료를 카드납부하게 되면 보험사가 카드수수료를 지불해야 해서 결국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곤 한다.
그러나 금리는 금리대로 높게 받으면서 카드수수료 부담을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대출금리가 높지 않거나, 보험료 카드납부를 폭넓게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둘 중 하나는 보험사가 선택해야 한다.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는 가입자는 급하게 단기자금이 필요하지만, 보험을 해약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2분기 수입보험료만 4.7조가 넘는 압도적 1인자다. 그럼에도 자사 보험을 해지하고 싶지 않은 고객에게 업계에서 가장 높은 이자를 받으려 한다.
그렇다고 보험료 카드납부를 잘 받아주는 것도 아니다. 삼성생명이 이러한 정책을 계속 고수한다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소비자 이탈만 가속 시킬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