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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 직접고용 전환 및 26일째 장기단식농성 해결 촉구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정재범 부산대병원지부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26일째인 22일 보건의료노조는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께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공개질의서를 바탕으로 24일 나순자 위원장이 이정주 부산대병원장을 직접 만나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전환과 함께 정재범 부산대병원지부장의 단식농성 해제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면담을 추진한다.

이어 3차 부산대병원 집중투쟁도 개최한다.

보건의료노조는 나순자 위원장-이정주 병원장 면담에 이어 24일 오후 4시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부산대병원 본관 앞에서 ‘간접고용 노동자 직접고용 쟁취! 보건의료노조-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공동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다음은 이정주 부산대병원장을 상대로한 공개질의서 전문.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께 묻습니다.

1. 부산대병원 직원이 아닌 간접고용 노동자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지금 부산대병원에는 500여명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고 있습니다. 부산대병원으로 출근해서 하루 종일 부산대병원에서 일하고 퇴근하지만 부산대병원 직원이 아닙니다. 5년, 10년, 20년 부산대병원에서 일해도 1년마다 계약해야 하는 용역회사 직원들입니다.

병원 구석구석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감염을 예방하는 청소업무, 냉난방과 전기를 안전하게 공급하고 의료시설과 각종 장비들이 정상 작동되도록 관리하는 시설업무, 환자·보호자들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차업무, 각종 사고와 위험을 예방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보안·경비업무!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 이들 업무는 환자안전과 정상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꼭 필요한 업무가 아닙니까?

2. 부산대병원에서 일하는 500여명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고통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고용불안, 주사바늘과 의료폐기물로 인한 감염 위험, 밥 먹고 쉬고 옷 갈아입는 휴게공간 부족, 휴가조차 갈 수 없는 인력부족, 폭언·폭행에 노출, 형편없는 안전장치, 악취가 진동하고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공간…

부산대병원에서 환자안전과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같은 부산대병원에서 부산대병원을 위해 일하면서도 정규직원으로서 대접받지 못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은 얼마나 헤아리고 있습니까?

3.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희망고문을 언제까지 하실 계획입니까?

정부가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잠시 필요한 업무가 아니라 병원운영에 필요한 상시·지속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했습니다. 특히 국민의 생명·안전업무는 직접고용하라고 했습니다.

부산대병원은 가장 빨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1단계 기관입니다. 부산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환자생명·안전과 직결된 업무로서 마땅히 직접고용해야 합니다. 교육부에서도 빨리 직접고용하라는 방침을 전달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지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공공병원인 부산대병원이 이렇게 정부 방침을 어겨도 됩니까?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 정부 가이드라인과 교육부 방침까지 무시하면서 언제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희망고문하실 겁니까?

4.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단식, 언제까지 방치해두실 겁니까?

정재범 부산대병원지부장이 6월 27일부터 단식농성을 시작해 7월 22일 오늘로 26일째입니다.

노동조합의 정규직 대표가 왜 곡기를 끊고 목숨을 내건 단식을 하고 있겠습니까?

“정규직이 흘리는 땀과 비정규직이 흘리는 노동의 땀은 다르지 않습니다. 정규직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손 내밀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고 차별받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사회적 책무이자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일이고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 생각합니다.”

정재범 지부장이 밝힌 단식농성의 이유입니다.

3700명 조합원의 대표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걸었습니다.

전 직원의 대표인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은 언제까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용인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단식농성을 방치해두실 겁니까?

5. 부산대병원의 발전을 위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해야 하지 않습니까?

“부산대병원을 최고병원(TOP BRAND)으로 만들겠다.”

“에코델타시티에 제3병원을 건립하겠다:”

지난 5월 2일 취임한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이 제시한 부산대병원 발전을 위한 비전입니다.

그러나 부산대병원의 발전은 규모 확장이나 시설 개선만으로는 안 됩니다. 환자안전을 최고 가치로 두고 직원만족도를 높이고 직원과 소통해야 가능합니다.

부산대병원은 돈벌이를 추구하는 개인병원이 아니라 부산양산지역 시민들에게 최고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권역거점공공병원입니다. 비정규직 차별을 방치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기 하고, 노동조합과 갈등하면 부산대병원의 공공성이 훼손되고, 지역시민사회로부터 외면받게 되고, 직원들의 신뢰조차 잃게 됩니다.

이정주 부산대병원님이 꿈꾸는 부산대병원의 발전을 위해 당면 최대 현안문제인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직접고용부터 당장 시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6. 직원과 비정규직, 부산양산지역 시민들게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지 않습니까?

혹시 이 글을 접해보신 적이 있습니까?

“사랑하는 국립암센터 직원 여러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국립암센터는 1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냈습니다. 어느 공공병원보다도 선도적인 합의를 이끌어내고,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이룬 국립암센터가 자랑스럽습니다. 7월 1일자로 국립암센터 정규직이 되신 업무직 여러분, 뜨겁게 환영합니다. 그간 국립암센터 최전방에서 고생하신 만큼 오늘의 기쁨이 두 배, 세 배가 될 것이라 짐작합니다. 사랑하는 전 임직원 여러분, 혁신적 도전, 전문가적 열정, 상호존중을 실천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국립암센터를 일하고 싶은 직장, 생동감 넘치는 일터로 만들어갑시다.”

지난 7월 1일자로 간접고용 비정규직 465명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한 국립암센터 원장이 사내 그룹웨어에 올린 글입니다.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은 이런 좋은 소식을 직원들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습니까? 피눈물 흘리며 고통받아온 간접고용노동자들의 손을 뜨겁게 잡으며 환영해주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부산양산지역 시민들에게 공공병원으로서 환자안전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노라고 자랑스럽게 약속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이정주 부산대병원장님이 말씀하신대로 부산대병원을 “꿈과 희망이 있는 소중한 둥지”로 만들기 위해 병원장으로서 눈치보지 말고 소신있게 <비정규직 없는 병원>의 모범을 만들고 싶지 않으십니까?

2019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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