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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協 “의사정원확대 재논의하라” vs 인도주의실천의사協 “극우 집행부 주도 파업 반대”

정부가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의대 정원확대 정책을 발표하자, 인턴, 레지던트 등으로 구성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의사 수는 충분하다”며 반대하고 나섰는데, “전공의의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며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 등은 요청하고 있다.

대전협은 7일 여의도 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을 전면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천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박지현 전공의 비대위원장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날치기 통과시키려는 저들의 행태는 의대에 부정입학 시키려는 권력자의 분들이 아직도 얼마나 많이 남았는지 가늠도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대응 등 부족한 특수분야 의사를 늘리기 위해 의대 정원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을 총 4천명 늘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3천명은 ‘지역의사’ 특별전형으로 선발돼, 전액 장학금을 받는 대신에 해당 지역에서 10년 동안 의무복무하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4명으로 2032년이 돼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4명에 도달하는데, 2032년에는 OECD 평균 의사 수가 4.4명으로 더 늘어나기 때문에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진현 대전협 부회장은 “늘어난 의사를 어느 지역에 어느 기준으로 배분할 건지도 결정돼 있지 않다”면서 “10년간 지역에서 근무 후에 당연하게도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전공의들에게 “대단하고, 고맙고, 선배 의사로서 안쓰러운 마음”이라면서 “모두 단결해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자”고 격려했다.

순천향부천병원 영상의학과 이은혜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의료사회주의적인 제도다”며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더 나쁜 방향으로 해체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하다. 그들이 공공의료라는 프레임을 잡고 우리를 꼼짝못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7일 여의도 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에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을 전면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전협은 “의사 수는 충분하다”며 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발표한 ‘대정부 요구안’에서 ▲전공의와 정부의 상설소통기구 설립 ▲전공의 수련비용을 지원하는 등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전공의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 등을 요청했다.

전국의 전공의들이 이날 파업 및 단체행동을 예고하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인의협은 1987년 ‘6월 항쟁’을 계기로 창립된 이후 공공의료 강화 문제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온 의사단체다.

인의협은 지난 6일 회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2014년 전공의들이 영리자회사, 원격의료에 반대해 벌인 파업에는 지지했다고 언급하면서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며 “극우 의협 집행부가 주도하는 현 파업은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집회에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극우보수 단체 지도부’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앞서 문재인 케어 반대를 위한 집회와 시위 등을 주도하는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최 회장은 ‘자유개척청년단’ 등 극우보수 단체를 조직하고 운영하며 “과거 서북청년단과 대한청년단 등 공산주의자들과 맞서 싸우는 청년들의 정책과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또 최 회장은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서 ‘빨간 우비는 타격 전문가’라며 ‘경찰 물대포에 의한 사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거나 ‘박근혜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등을 주도하는 지도부였다.

최 회장은 전공의 수련 교육 담당 교수들에, 7일 총파업을 앞둔 전공의들을 배려하고, 보호해달라는 내용의 서신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집 회장은 “8월 7일이, 우리의 후배이자 제자이며 이 땅 의료의 미래인 젊은 의사들이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맞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하루가 될 수 있도록 수련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님들께서 배려하고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공의 7일 총파업에 이어, 오는 14일 대한의사협회 주도 의사 총파업이 치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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