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마트24 창업프로그램 믿고 운영했을 뿐인데 ‘신용불량자 된 사연’
신세계그룹 계열의 프랜차이즈 편의점 ‘이마트24’ 점포 창업으로 점주 A씨가 어떻게 ‘신용불량자’와 1억원 이상 빚더미에 앉게 됐는지, 이 과정에서 이마트24는 수익을 어떻게 형성해 갔는지 취재했다.
우선 A씨는 이마트24로부터 상권이 형성되지도 않은 충청남도 아산시 아파트 공사 현장 앞 개점을 2021년 6월경 추천받는다. 바로 뒷편 600세대의 아파트 단지를 겨냥한 상권이었지만, 완공까지 1년이 남은 상황이었다.
이렇게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나 상가 등에 편의점 업계는 담배판매권 알박기(?)인 ‘유령 점포’를 심어 놓는다.
편의점 등에서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인 담배권은, 아산시의 경우 담배권리가 지정된 점포와 100m 내에는 추가적인 담배권 지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담배권 신청 자격에는 ‘점포를 갖춰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에 미리 유령 점포를 갖춰 놓고,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아도 이 곳에 장사를 하겠다는 사람을 구할 경우 유령 점포로 담배권 지정을 신청해 편의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아파트 단지가 완공될 경우 이 점포 기준 100m 내에는 사실상 편의점이 들어설 수 없어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 담배 판매 자격없이 담배 판매 자격이 있는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상권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 들어오기만 한다면 이마트24는 이득이다. 점주가 장사가 되지 않더라도 최소 기본 월회비 160만원이 따박 따박 입금되기 때문이다.
A씨는 이마트24 개점을 상담받았고, 이마트24는 그에게 이 장소를 추천했다. 실제 A씨는 유령 점포로 있던 ‘삼성가전’이라는 상호로 담배판매 자격을 득하게 된다.
그리고 A씨는 이마트24 ‘창업지원형’으로 계약기간 5년, 월회비 160만원과 시설비, 소모품비, 가맹비 등이 포함된 1회성 개점 투자비 2420만원만 내면, 그밖에 영업이익은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안내를 받고 장사를 시작한다.
공사 중인 허허벌판인 자리에서 이마트24에 매달 갖다 바쳐야하는 160만원과 월세 200만원은 기본적으로 벌고 추가적으로 수익을 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조건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었지만, 그에게 기가 막힌 상황이 발생한다. 고정 지출인 한달 회비라던 160만원이 300만원 이상 나왔다는 것이다.
이런 비용이 왜 추가적으로 나왔는지 확인해보니, 커피머신과 온수기, 냉장고, 쇼케이스 진열장 등은 모두 렌탈이었기 때문에 렌탈 비용과 미판매 음식 폐기품, 전산 운영비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됐기 때문이다.
이 추가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현재 A씨와 이마트24간 이견은 존재한다. A씨는 150여만원이 더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이마트24는 20여만원 정도였다고 반박 중이다.
어쨌든 홈페이지에 게재된 창업지원 계약조건에 적혀있지 않은 내용이다.
그래서 기자가 실제 창업을 가정한 상황에서 창업지원 문의를 해보니, 이마트24 측은 월 고정지출은 160만원이 전부라고 렌탈료 비용 발생에 대한 언급없이 여전히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예상 매출은 하루 120만원 이상이라고 설명을 들었지만, 하루 많이 팔아야 80만원이었고 이마트24에 매달 내야하는 300만원과 월세 200만원, 직원 월급까지 한달에 고정적으로 600만원 이상 지출됐는데, 그 정도로 벌지 못했다”며 “가게 운영중 들어간 돈을 채우기 위해 대출받은 금액을 상환하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A씨는 2022년 12월경 개점 1년여쯤에 버티지 못하고, 계약기간 5년 중 4년이 남은 상황에서 폐업을 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상태에서 폐업하게 될 경우 이마트24 측에 물어줘야 할 본부지원 손실금(시설 잔존가 등)을 모두 합하면 폐업 비용만 9천여만원이 발생된다.
이마트24는 A씨가 폐업하게 될 경우 월 회비 160만원에 추가적인 운영비를 받아왔고, A씨 가게에 투자한 인테리어비 영업장비, 집기 등의 투자비는 남은 계약기간 일할로 계산해 모두 회수하기 때문에 결국 이마트24는 이득이다.
A씨는 폐업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양도하기로 결정한다. 양도할 경우 인테리어 및 집기 등을 철거하지 않아 그나마 손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폐업시에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담배권이다. 담배권이 양수인에게 탈없이 넘어가야 편의점 양도양수도 사고없이 진행된다.
그런데 여기서도 황당한 상황이 발생된다. 이 양수인 B씨를 이마트24 측에서 모셔왔는데, 담배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공사 현장 상가에 있던 유령 점포인 C 측(상가 임대인)에서도 때마침 동시에 신청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담배권은 100미터내 A씨가 독점하는 상황에서, A씨가 폐업 신청을 할 경우 담배권 지정 공고를 7일간 하게 된다.
어떻게 알게 됐는지 C 측은 이 기간에 B씨와 동시에 신청해 경합이 붙게 된 것이다. 경합시 한쪽에서 양보하지 않을 경우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그런데 취재결과 이 상황에서 C 점포 측은 B씨에게 “도로변에 있는 A씨 자리가 아닌, 아파트 내에 있는 자신의 상가에서 편의점을 하게 되면, 자신이 담배권 신청을 포기해 B씨에게 담배권을 몰아주겠다”고 협의해 B씨가 C 점포에서 장사를 하게 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B씨는 이 자리에 이마트24를 개점했다. 결국 A씨는 양도조차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로 9천여만원의 이마트24의 인테리어 투자비용 등을 물어주게 됐고, 이마트24는 아파트 공사 상황에서부터 담배판매권 알박기를 통해 경쟁 편의점 업체 100m내 입점을 막고, 향후 지속적인 운영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충남 아산시청 담배소매인 지정 담당자는 “담배판매권은 양도가 안된다. 폐점 이후 7일 공고기간 중 신청자를 상대로 지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경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똑같은 브랜드인 이마트24가 들어오는 상황 등 이런 모든 내용에 대해 A씨에게 알리지 않고 진행한 상황은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 측은 “최초 점포 개점 입지는 여러곳에 대해 다양하게 추천했으며, A씨가 결정한 것이다. 또 폐업 과정에서 A씨가 최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이마트24에서 양수인을 적극적으로 구했는데, C 점포쪽이 동시에 신청할지는 아무도 몰랐던 상황이다. 이런 위험성 등 진행 상황에 대해 상세히 말하지 못한 부분과 점포 창업과정에서 렌탈료 등 월 회비 160만원 이외에 발생할 수 있는 비용에 대해 홈페이지나 관리자 등에게 적극적으로 점주가 인지 할 수 있도록 안내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