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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료원지부 10년만에 파업 돌입, 파업 5일째 재단앞 결의대회

보건의료노조 고려대학교의료원지부 내 3개 병원(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산병원) 조합원들이 6일 오전 고려대학교 재단 앞에서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지부장 노재옥, 조합원 3,800명)가 파업 5일째를 맞아 파업 조합원들이 재단(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재단 측이 파업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에는 3개 병원(안암, 구로, 안산병원)에서 파업중인 조합원 1천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고대안암병원에서부터 재단까지 행진한 뒤 재단 앞에서 “실질임금 쟁취! 인력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화! 파업사태 해결 촉구! 고대의료원지부 파업투쟁 승리” 구호를 외치며 결의대회를 열었다.

고대의료원지부의 핵심요구는 ▲인력확충 및 불법의료 근절과 교대제 대선 ▲코로나 19에 헌신한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서 충분한 임금인상 ▲1,700여 최대규모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년 및 명예퇴직 자리 즉시 충원 ▲휴일 및 휴일 대체 휴일 부여 등이다.

이번 파업사태는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보다 근본적으로 고대의료원의 노사문화, 조직문화, 인력문제 해결을 위한 요구가 누적돼 발생했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이다.

고대의료원지부는 9월 2일부터 파업을 시작해 재택파업을 진행해왔으며, 6일 처음으로 3개 병원 파업 조합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고대의료원지부가 파업을 한 것은 2010년 이후로 10여 년 만의 일이다.

지부는 파업에도 불구하고 관련노동법에 따라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부서에는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노재옥 지부장은 결의대회에서 파업을 시작 하고 나서 3개 병원 노동조합 사무실에 간호사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것은 이렇게 계속 살다가는 이렇게 일하다가는 죽을 거 같아서 살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서 가입을 하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지부장은 먼저 심각한 비정규직 고용 문제를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고려대학교의료원지부 내 3개 병원(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산병원) 조합원들이 6일 오전 고려대학교 재단 앞에서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병원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비정규직 채용을 늘렸왔고 그 결과 전체 인원 대비 비정규직이 20%를 넘고 있다”며 “경희대의료원이나 한양대의료원은 3~5% 수준이고, 서울아산병원이나 CMC도 10% 미만인데 노사가 합의하고 계속 비정규직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비정규직을 채용해 똑같은 일을 시키면서 임금과 처우를 차별하고 있고 일을 배워서 일할만하면 내보내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수고한 직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지부장은 “고대의료원은 2017년에 매출액이 1조에 달해 ‘1조 클럽’에 들었고, 1년에 1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다른 병원들은 적자였지만 고대의료원은 1년에 1000억원을 수익으로 벌었다. 그만큼 직원들은 숨돌림 틈도 없이 일했다. 작년에도 임금은 동결했다. 이제 우리 고생한 직원들에게도 적정한 보상은 반드시 필요하다. 시설에만 투자하지 말고 사람에게도 투자해야 한다” 강조했다.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의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고대의료원 안산병원에서 일하는 9년차 간호사는 인력부족으로 겪는 현장의 어려움을 눈물로 증언했다.

이 간호사는“ 병동에서 간호간병은 간호사 1명이 환자 6명을 돌보도록 배정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 인력에는 훈련을 받고 있는 신규간호사와 수간호사 인력이 포함되어 실제로 10명의 환자를 돌봐야 한다. 이런날은 화장실 변기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식사도 불가능하다. 한달에 한번 급식비 정산을 하는 날이 있는데 카드를 찍으니 밥먹은 횟수가 ‘1회’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비참하고 우울했다. 바쁜날은 내가 출근하면서 사 온 커피 빨대의 비닐도 벗길 시간이 없다. 아이스 커피를 사왔지만 정작 마실때는 따뜻한 커피였는지 보리차인지 구별할 수 없는 음료를 먹곤 한다”며 근로 실태를 폭로했다.

또한 그는 “오프수가 너무나도 적다. 나이트 오프 이브닝, 이브 오프 데이 등 이런 근무를 한 후 출근하면 내가 진짜 오늘 며칠인지 모를 지경이다. 환자 관리하면서 환자가 대답하면 맞는지 핸드폰을 켜서 확인해야 날짜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정신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하고 “고대의료원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으로 지금까지 버텼으나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이 병원에 오래오래 다니고 싶어서 파업에 참여했다”며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했다.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구로병원 시설팀 조합원은 “정년 퇴직과 명예퇴직 등 사직자 자리에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비정규직 채용만 늘리고 있다, 시설직뿐만 아니라 일반 기술직, 일반업무직에도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다. 사측은 건물과 장비에 투자하고 있고, 일할 사람들은 두세 사람이 하던 일을 한 사람이 하도록 한다, 그래서 위험에 처하고 있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병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고려대학교의료원지부 내 3개 병원(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산병원) 조합원들이 6일 오전 고려대학교 재단 앞에서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

안암병원의 한 조합원은 연대투쟁의 소중함에 대해 말했다.

의료기사라고 밝힌 이 조합원은 “파업을 시작하면서 병동의 간호사 조합원들이 많이 참석해주어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스럽다. 우리의 요구에는 임금인상 외에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인력확충,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여러 가지 요구가 많다. 부서별 이해를 넘어서 함께 연대하는 투쟁, 인력을 늘리고 모두를 위한 투쟁,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약자를 위한 투쟁에 함께 하자”고 말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학교기관 소속 대학병원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책무와 역할도 하지 않으면서 돈벌이에만 치중하여 직원들을 그저 돈을 버는 도구로만 여기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갈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이후 21년 만에 병동 간호사들이 파업에 참가한 이유와 관련 “이대로 일하면 죽을 것 같아서 살기 위해서 파업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퇴직으로 떠난 자리를 채워주지 않아 수많은 부서에서 병이 들어가면서까지 일하고 있고 살인적인 교대근무를 견딜 수 없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신규 간호사가 돌연 사직하고, 식사할 시간이 없어서 한 달 동안 직원 식당에서 먹는 식대가 만 원도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이러한 현실에도 의료원측은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며 사람이 아닌 건물에만 투자를 해왔고 그 결과 매년 20%가 넘는 신규 간호사 사직률, 비정규직 비율이 20%가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의료원측은 성실한 교섭을 하기는커녕 노동조합은 음해하는 유언비어성 담화문을 전체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문자로 발송하면서 노동조합과 직원간들을 이간질하고 있고 더구나 노동조합에게‘파업을 철회하면 교섭하겠다’는 등 반 헌법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현재 고대의료원지부는 파업 5일차를 경과하면서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이 오히려 증가하여 7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파업 이후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간호사들이 날마다 늘어나는 실정이다.

노동법상 필수유지부서 조합원들은 직접 파업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지지와 응원을 보내며 지부의 단체행동에 동참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대의료원지부는 이날 재단 앞 결의대회에 이어 7일에는 재택파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지도부는 재단 이사장과 고려대학교 총장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고대의료원이 노조 요구 수용을 거부하고, 재단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고대의료원지부는 보건의료노조 8만 조합원과 연대하여 원내 결의대회 개최 및 의료원 규탄 투쟁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의료원 안팎으로 파업투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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