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 약관상 존재하지 않는 제3자 의료자문 강요 ‘보험금 부지급 논란’ 지속
DB손해보험이 약관상 존재하지도 않는 제3자 의료자문을 강요하며 암환자들에게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DB 암 실손 부지급 피해자 모임(디피모)은 22일 DB 손해보험 본사(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32 DB금융센터) 앞에서 3차 집회를 열고 “계약 당시 약관은 선량하게 작성해 병에 걸리면 치료비를 다 보장할 것처럼 계약자와 약속하지만, 실제 질병에 걸리니 근거도 없이 치료비를 보상하지 않는 행패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피모 등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위암, 림프암, 유방암을 겪는 암환자들이 항암 치료와 수술 후 요양병원에 입원해 암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과 언론사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회사는 지난 11월10일 면담을 가진 후 모두 암환자인 점을 감안하여 의료자문은 강요치 않겠다는 조건도 붙이면서 서류 검토 후 개별 연락을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시점 회사는 피해자들에게 제3자 의료자문을 통해서만 심사하겠다고 결과를 알렸다.
디피모 측은 삼성생명은 입원 일당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다 중징계를 받은 사례와는 다르게 “우리는 실제 치료해서 발생한 치료비의 실손보험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알렸다.
디피모는 “치료가 명백히 ‘약관상 보상하는 손해’에 해당하는 경우임에도 실제로는 보상 받지 못하고 있으며 ‘보상하지 않는 손해’의 어떠한 항목에도 해당하지 않지만 지급을 거절 당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약관에는 ‘보험기간중에 질병으로 인하여 의료법 제 3조 제 2항에서 정한 병원 또는 의원(한방병원 또는 한의원을 포함합니다.) 등에 입원해 치료받은 경우에 질병 입원 의료비를 보상한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보상하지 않는 손해에는 암의 종양과 잔존암이 있는 경우에만 보험금을 지급한다거나, 종양제거 이후의 치료에는 면책 된다는 조항은 포함 조차 안돼 있다.
디피모는 “약관에 명백히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질병 입원 의료비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에도 일방적인 통보로 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시위를 통해 지급을 독촉하는 행위를 억지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억지를 부리는 쪽이 누구인가. 약관상 지급해야 마땅한 치료비를 지급하지 않으며 심사를 해야한다는 억지를 부리는 것은 DB”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3자 의료자문은 가입 당시 보험 약관에도 명시하지 않은 사항이다. 그리고 자문의 제도라는 것은 보험 감독 규정에 명시돼 있다고는 하나 가입자들이 계약할 때 안내받거나 알 수 있는 내용도 아니다”며 “또한 질병으로 인한 치료가 맞느냐고 환자에게 치료의 근거를 가져 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진료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직접 보고 처방 및 치료한 의사의 소견과 현 의료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이다. 환자는 치료를 받을 당시 그 치료의 적절성, 합리성 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디피모는 “심지어 어떤 환자는 여전히 실비를 지급 받고 있고 어떤 환자는 지급 거절이 나고 있다. 명확한 기준도 제시하지 않은 채 지급거절 후, 일부 환자에게만 제3의료자문을 강요하고있다”며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제 3자 의료자문을 하지 않아도 당당하고 동등하게 보험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 측은 “제3자 의료자문은 강요가 아니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