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박근혜 정권·케이뱅크 유착 의혹, 진상 밝히고 관련자 반드시 처벌해야”
박영선 의원,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청와대 개입으로 케이뱅크 부당 예비인가 정황 폭로
인터넷전문은행이 박근혜 정권 당시 청와대의 개입으로 부당하게 예비인가를 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수차례 제기돼온 케이뱅크 특혜 의혹의 실마리가 밝혀진 것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케이뱅크 특혜 의혹과 관련한 모든 진상을 밝혀내고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청와대의 인사개입 의혹과 관련해 ‘안 전 수석에게 지시를 받고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인정하기까지 했던 만큼, 그가 ‘안종범 수첩’에 드러난 케이뱅크 특혜 의혹의 핵심 연관 고리였을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의혹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만을 위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왜 그토록 졸속 처리됐는지, 그간 두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독 케이뱅크에만 제기된 특혜 의혹의 실체가 무엇인지, 나아가 박근혜 정권이 관치금융을 통해 금융산업을 어떻게 망쳐왔는지를 밝혀낼 중요한 단초다”며 “정부에 철저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 등 합당한 조처를 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정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케이뱅크를 사전에 내정한 뒤 평가 결과를 짜 맞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이 입수한 ‘안종범 수첩’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가 결정되기도 전에 이미 점수가 적혀 있었고 실제 외부 평가위원들의 심사평가 결과도 그 점수 그대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는 심사평가 결정 9일 전인 2015년 11월 20일자로 “카카오 86, KT 우리 83, 인터파크 SKT 64”라고 적혀 있었고, 이는 금융감독원이 박 의원에게 제출한 외부 평가위원 심사평가 결과표의 평가 결과와 일치했다.
그간 수차례 케이뱅크 출범과 관련한 특혜 의혹이 있었고, 특히 지난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박근혜 정권과 KT 간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의원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국정농단의 핵심인물인 최순실·차은택씨의 추천으로 KT에 채용된 KT의 전 임원들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권과 KT의 부적절한 관계가 케이뱅크 사전 내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게다가 이 당시에는 박근혜 정권의 심복이었던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었다.
특히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태에서 정권과 케이뱅크의 산업자본 대주주인 KT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던 점을 생각하면 정부는 국민들 앞에 이 의혹의 진상을 낱낱이 소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