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붕괴 위기, 의사 4천 명 부족 심각… 의사 없는 보건소 594곳
전국의 공공의료기관 및 지역보건의료기관에서 의사 4,118명이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보훈병원, 국립의료원에서의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며, 지방 의료취약지에서 공중보건의의 급감이 우려되고 있다.
경실련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을)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공공부문 의사 확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공공의료는 민간에서 기피하는 필수의료 제공과 감염병 재난 대응, 취약층 진료를 담당하고 있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공공병원과 보건소에서 의사 정원 및 부족 규모, 휴진 현황 등을 파악하여 의사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217개 공공의료기관 중 91개소(41.9%), 1,570개 지역보건의료기관 중 131개소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의료기관의 정원 대비 현원은 3,563명이 부족하며, 교육부 소관 대학병원에서는 2,831명이 미달 상태다. 한편, 지난 1년간(2023.7~2024.6) 퇴사한 의사 수는 3,281명으로, 대학병원이 2,333명으로 가장 많았다.
보건의료기관의 지역보건법상 의사 최소 배치기준에 따르면 1,956명이 배치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1,466명만이 배치되어 있어 555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의사 현원이 한 명도 없는 보건소와 보건의료원은 594개소에 달하며, 이로 인해 지역의료서비스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휴진 과목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4년 9월 기준 공공의료기관 중 44개소에서 총 88개의 휴진 과목이 확인됐다. 장기 휴진 상태인 과목도 다수 존재하여, 필수의료 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실련은 “정부는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단순히 증원만으로는 부족한 지역 필수공공의료 의사를 확보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공공의대 신설과 지역의사제 도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공공의료 인력 이탈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 및 공공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는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의사를 국가가 직접 양성하고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