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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여수 현장실습생 故 홍정운님 산재사망 1주기 여수와 서울에서 추모 촛불 집회 열려

전국 180여 명 참여…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게 없다”

“故 홍정운님을 잊지 않겠습니다”
“교육명복 노동착취 현장실습이 아닌,
안전하고 배움이 되는 현장실습제도 실시하라!”
“부당함을 거부할 권리, 학교에서 노동교육 제도화하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노동’을 명시하라!”

10월 6일, 여수 현장실습생 故 홍정운님 1주기를 맞아 여수와 서울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여수에서는 故 홍정운 현장실습생 1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여수 웅천공원에서 “밤하늘의 별” 故 홍정운 현장실습생 1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故 홍정운님의 가족들, 친구들과 약 1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여수에서 진행된 1주기 추모식에는 故 홍정운님의 아버지 홍성기 님의 인사말, 추모사, 故 홍정운님에게 보내는 추모 발언, 추모 노래, 추모시, 추모편지, 추모영상 등이 이어졌다. 추모 노래로는 고인이 좋아했던 노래 ‘밤하늘의 별을’ (가수 경서)을 개사한 노래를 고인의 모교였던 여수해양과학고 후배들과 친구들이 직접 불렀다. 추모 영상에는 故 홍정운님의 학교 담임선생님, 친구들,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추모 메시지가 담겼다.

특성화고노조 조합원이자 여수의 한 공고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은 추모사에서 “요트 사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 어떻게 학생이 부당한 지시로 죽었는데 이렇게도 풀려날 수 있었는지 화가 났다. 조금 있으면 저와 제 친구들이 실습을 나갈 텐데 정운이 형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고, 법적으로 완벽하게 보호를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졸이나 대졸이나 특성화고를 나오거나 인문계를 나오거나 모두가 노동자가 되는데 도대체 왜 이 나라는 노동이라는 단어를 하찮게 보는지 모르겠다. 정운이 형과 같은 현장실습생도 노동자이고, 저도 노동자의 아들인데 노동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故 홍정운 현장실습생 1주기 추모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현장실습생의 죽음은 현장실습제도의 구조적, 사회적 타살이다. 우리는 국가와 교육부와 도교육청에 요구한다”라며 “교육명목 노동착취 현장실습이 아닌, 안전하고 배움이 되는 현장실습제도 실시하라! 노동인권교육 정규과목 지정하고 안전한 현장실습교육을 실시하라! 부당함을 거부할 권리를 학교에서부터 노동교육 제도화하라!”라고 요구했다.

한쪽에는 행사 참여자들이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간직할 수 있도록 故 홍정운 님에게 보내는 편지쓰기, 종이학 접기, 종이배 접기, 추모 버튼 만들기 부스도 운영되었다.

같은 시각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이하 특고노조)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여수 현장실습생 故 홍정운님 기일을 맞아 1주기 추모 촛불 집회를 진행하였다.

추모 촛불 집회는 민중의례, 경과보고, 특고노조 최서현 위원장 발언, 추모영상 상영 및 조합원들의 발언과 편지글 낭독, 헌화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특성화고 재학생 및 졸업생 조합원 30여 명이 참석하였다.

특고노조는 故 홍정운님 산재사망 사건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현장실습생 산재사고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노동’을 명시하라!”, “살인기업 사업주 처벌 강화하라!”라고 외쳤다.

홍성관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 준비위원장은 故 홍정운님에게 보내는 추모편지를 낭독하며 “가장 아름다울 나이에 꽃 한번 피어보지 못하고 차갑고 어두운 바다로 보낸 이 사회와 제도를 당장이라도 바꾸고 싶다”라며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특성화고등학생들이 이제는 죽어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보겠다”며 현장실습생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특고노조 김주현 조합원은 “학교에서부터 제대로 된 노동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절박하게 싸워왔는데, 1주기에 투쟁승리 소식이 아니라, 총론에 노동이 빠졌다는 소식밖에 가져올 수 없어서 너무나도 분노스럽고, 홍정운 군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1주기를 맞이한 심경을 말했다. 또한 “제가 고등학교에서 들은 모든 노동교육의 주된 내용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근로계약서 쓰는 법, 회사에 몇 도로 고개를 숙여 인사해야 하는지, 이메일 보내는 방법, 명함 건네는 방법 등이었다”라며 지금의 부실한 노동교육을 꼬집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노동의 중요성,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배워야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 노조에 대한 인식 등을 제대로 배울 수 있고, 이를 통해 노동인권의 관점을 올바르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국가교육과정 총론에 노동을 명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특고노조 노용래 조합원은 故 홍정운님의 실습업체가 1인 사업체였고, 2심에서 집행유예라는 가벼운 형량을 받았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올해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또한 현 정부는 시행령을 만들어 5인 미만 기업을 제외해 이미 반쪽짜리로 만든 법안에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주어 반의반 쪽도 안 되는 법으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2021년 지난 한 해 동안 828명의 노동자가 산업 재해 사고로 사망했고 그중 318명이 5인 미만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라며 지금의 중대재해처벌법이 노동자들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기업은 그 목숨 값에 준하는 만큼 무겁게 다뤄져야 하고, 집행유예와 같은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라 정당한 죗값을 받아야 한다”라며 살인기업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였다.

최서현 특고노조 위원장은 6개월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업주에 대해 “죽은 사람은 있는데 제대로 벌받는 사람이 없다”라며 “노동자 안전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데 비용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산재사망으로 내는 벌금을 계산하는 사회를 정부가 승인해 주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서현 특고노조 위원장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23년 동안 21번이나 산재사망 1위였고, 현재도 3위로 최악의 산재 국가”라고 비판하며 “사업주 처벌 강화와 노동교육이 없으면 현장실습생 산재 문제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윤석열 정부가 책임지고 안전한 현장실습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故 홍정운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이 계속해서 싸워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특고노조 차원의 추모행동으로 추모 배지 달기, 10월 6일 전국 1인 시위, 여수 현장실습생 故 홍정운님을 추모하는 온라인 추모공간 운영을 이어간다.

서울지역 추모집회는 10월 5, 6일 양일간 진행되었으며 故 홍정운님의 기일인 10월 6일에는 전남 여수와 서울 2개 지역에서 추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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