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희망퇴직 논란… 노조 “정직원 퇴사하자 값싼 인력으로 돌려막기”
롯데백화점이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자, 노동조합은 “경영 실패를 희망퇴직으로 돌려막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롯데백화점지회는 8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롯데백화점은 인력선순환을 말하지만, ‘인력악순환’이 되었다. 이는 계약직들이 퇴사한 자리를 정직원으로 돌려막아놓고, 이제 정직원들이 퇴사하자 대규모로 연봉 2,700만원의 값싼 일자리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내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기엔 롯데백화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444%에 달한다.
롯데쇼핑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 부분은 롯데온을 비롯한 이커머스 부문이다.
롯데마트·롯데하이마트에 이어 롯데백화점에까지 구조조정을 감행해 이커머스에서 난 손실을 메꾸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성훈 서비스일반노조 롯데백화점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백화점이 아닌 다른 부문의 실패를 백화점 직원들에게 돌리면서, 경영에서 나온 성과는 오롯이 오너가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금주 롯데면세점 위원장은 “롯데는 짜다”는 세간의 평가와 함께 “지난 2018년 이후로 현장직을 한 번도 채용하지 않는 롯데면세점의 상황과 롯데백화점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3일부터 10월8일까지 2주 동안 근속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직원 4700여명 가운데 근속 20년 이상 직원은 2000명 규모다.
롯데백화점은 희망 퇴직자에게 임금(기본급+직책수당) 24개월분과 위로금 30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타임빌라스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등 최근 변화된 유통 환경에 맞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젊은 인력을 많이 채용하고, 변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인턴 100여명을 채용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00여명의 인턴을 추가로 선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