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삼성준법위 참여 김지형·봉욱 변호사 징계요구… “이재용 부회장 감형 동조”
경제시민단체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감형에 영향을 주고 있는 퇴임 법조인들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13일 대한변호사협회 앞에서 김지형 전 대법관과 봉욱 전 대검차장의 삼성준법감시위 참여와 활동이 변호사법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함을 지적하고 징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관련 진정서를 변협에 제출했다.
이날 형사재판 전문 정지웅 변호사는 “재판에서 이재용 변호인들은 이렇게 말했다. ‘유무죄는 더이상 다투지 않고 양형만 다투겠다’. 형사 재판에서 유무죄를 다투지 않는다? 남아 있는 것은 양형밖에 없다. 파기 환송 재판에서 양형이 전부다”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삼성 변호사, 이재용 변호사들이 열심히 찾아야 할 변론 활동까지 힌트를 준다. 법원 내부에서 힌트를 주고 외부 전관들 김지형·봉욱 변호사가 이에 응하고 있다. 실질상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며 “전직 대법관이, 전직 대검 차장이 변형된 변론 활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변호사는 “김지형 대법관은 이런 말을 했다. ‘치유적 정의 회복적 정의’. 아무리 미사여구를 갔다 붙이고 분칠을 해도 그건 정의가 아니다. 그냥 분칠이다”며 “같이 동조하는 것, 총알받이가 돼 주는 것 정의를 왜곡하는데 기여하는 것, 그것이 변호사 품위 위반이 아니면 무엇이 변호사의 품위위반이겠나”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변호사들을 “변호사법 제24조 1항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하고, 준법감시위원회에서 더이상 정의를 왜곡하지 않도록 자진 사퇴 권고해달라”고 대한변협에 요구했다.
그동안 경실련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설치 및 활동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 축소를 위한 해당 파기환송심 재판부와의 결탁임을 여러 차례 밝히며, 해당 위원회의 해체와 위원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해왔다.
특히 김지형 전 대법관 및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퇴직 이후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경실련은 “준법감시위원회가 이 부회장의 양형을 위한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김지형 전 대법관 및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퇴임 법조인들이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변칙적인 형사재판 관여 행우로 사법신뢰를 훼손하고, 변호사의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지형 전 대법관 및 봉욱 전 대감찰청 차장검사들에 대해 변호사법 제24조 제1항 품위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변호사법 제90조에 따른 징계를 청구하는 진정서를 대한변협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변호사법에 따라 징계 등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변호사에 대한 1차적 징계는 변호사법 제98조의4에 따라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가 수행한다.
이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 측은 “진정서가 지금 접수돼 입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내부 절차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며, 징계시 예상되는 징계 수준에 대해 “징계 수준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과태료가 부과되는 상황이 많다”고 설명했다.
변협 징계위는 징계개시의 청구 또는 징계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징계사건을 심의하고 사건 심의를 마치면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써 의결한다.
징계 청구는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내에 청구해야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는 삼성이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가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를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1월17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단을 꾸려 삼성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재판부의 방침을 놓고 ‘사법거래’ ‘노골적 봐주기 재판’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범행에 대한 사법부 판단은 재상고 없이 이번 파기환송심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형사소송법상 사형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돼야만 양형 부당으로 재상고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