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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암보험 피해 환자들 설 앞두고 점거 농성중

삼성생명으로부터 암 보험금을 받지 못한 환자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10일째 점거농성을 진행중이다.

50~60대 암환자 약 20여명은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2층 고객센터에서 14일부터 이날까지 보험금 지급 촉구 농성을 진행중이다.

22일 오후 9시쯤 촬영된 영상에는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 팀이 삼성생명 본사 내에서 철야 농성 중인 암 환자들에게 담요와 핫팩 등을 전달하고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모습이 나타난다.

보안요원들에게 출입이 통제되는 상황에서 끝내 물품은 전달되지 못했다. 경찰은 농성 현장을 방문해 시위자들에게 퇴거 요청에 불응하면 연행될 수 있다고 전달한 상황이다.

삼성생명 내부에서는 오후 6시 이후부터는 난방이 꺼지고, 주말은 온수조차 나오지 않는다. 이불 등도 반입이 안되고 있다.

삼성생명의 암보험금 미지급에 항의하기 위해 암 환자들은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를 결성하고, 지난해 9월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장기 농성 중이다.

 20일 삼성생명 본사 2층 점거 농성 7일차 모습. 삼성생명 피해 암환자들이 보험급 지급을 요구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보암모 제공>

그러던 중 이들이 지난 14일 삼성생명 본사에 들어가 최초 점거 농성을 하게 된 배경은, 삼성생명이 김근아 보암모 대표를 지난해 10월 명예훼손죄와 업무방해죄,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서초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고발장을 서초경찰서로부터 제출받았다.

보암모는 김대표의 고발을 취하하라고 요구했지만,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자 현재는 고발 취하와 암보험금 지급을 촉구하며 본사에 들어와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보암모는 “삼성이 고발한 이후 담당자 요청을 해도 한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점거 농성 10일이 지났지만 회사 사람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은 없다”며 “암 환자들은 안그래도 저체온인데, 현재 너무 추운 상황이다. 정당하게 낸 돈에 대한 보험금을 삼성생명은 주지 않고 있다. 금융기관이 권고해도 무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추위에 환자들이 직접 나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의 금감원 지급 권고 전부 수용률은 39.4%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2018년 암보험 가입자와 생보사 간에 암 환자의 요양병원 입원이 ‘암의 직접 치료’로 볼 수 있느냐 문제를 놓고 분쟁이 발생했다.

암 보험 약관에는 ‘암의 직접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다. 어떤 치료가 ‘암의 직접 치료’인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보험사와 가입자 간에 분쟁이 생겼다.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는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 것도 ‘암의 직접 치료’라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는 이를 직접 치료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금감원은 2018년 9월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보험사에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 등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요양병원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이후 각 보험사에 이 기준대로 보험금 지급 재검토 권고를 내렸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권고 수용률은 업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금감원 암 보험금 분쟁조정 전부 수용률이 39.4%에 그쳤다. 오렌지라이프 70%, 교보생명 71.5%, 미래에셋생명 77.7%, 한화생명 80.1%, 신한생명 88.9% 대비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생명보험사 평균은 55.3%다. 이에 암 환자 단체가 삼성생명 앞에서 장기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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