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롯데는 사드 배치 부지 제공 거부하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30여분 앞두고, 롯데가 사드 배치 부지 제공문제에 대해 이사회를 열어 논의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정경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롯데는 사드 배치 부지 제공을 거부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와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은 3일 성명을 통해 “오늘 오전, 롯데 성주 골프장 소유주 롯데상사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사드 배치 부지 제공 문제를 공식 논의했다”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 방한에 맞춰,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정부가 롯데에 압력을 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민단체는 “롯데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해 사드 배치 부지 제공을 거부해야 한다”며 “국방부는 계약 체결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단체는 “사드 배치 부지 제공 관련한 박근혜 정권과 롯데의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작년 9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롯데 성주 골프장이 사드 배치 부지로 최종 발표된 것, 롯데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련 뇌물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롯데의 사드 배치 부지 제공은 롯데의 ‘또 다른 뇌물’로 간주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지금 사드 배치 사업에는 그야말로 불법, 편법이 판치고 있다”며 “군사시설임에도 ‘국방·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지 않아 주민 의견 청취 절차 등을 피해가려고 한다. 당장의 국회 예산 심의 절차를 회피해보려고 전례 없이 현금 보상이 아닌 교환 방식으로 부지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언장담했던 환경영향평가는 ‘소규모’로 추진한다고 한다”며 “국방부는 비록 무산됐지만 한민구 장관과 신동빈 회장의 면담까지 추진하며 부지 교환을 압박해왔다”고 말했다.
단체는 “우리는 주민 동의, 국회 동의도 없이 끝내 성주에 새로운 미군기지를 만드는 것, 사드를 배치하여 끝내 온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며 “롯데의 정경유착을, 국방부의 일방독주를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 소유업체 롯데상사는 이날 오전 9시 이사회를 열어 성주골프장을 주고 정부로부터 대신 경기도 남양주 군용지를 받는 거래의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거래 관련 결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는 다음 이사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고, 두 번째 이사회 개최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