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 기관사 “서울시·교통공사 기관사 노동조건 무시… 인원충원 상황에 일방적인 운전시간 연장”
탁한 공기 속 1평 운전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사. 입사 후 처음 들은 말은 “철도·지하철의 꽃은 기관사다”
그런데 올해 기준 현장결원 120여명, 퇴직예정자 140여명. 기관사들은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호소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뛰어듬, 출입문 끼임, 추락, 실족. 책임이 있는 기관사는 이런 사고에 매 초 노출돼 있다. 기관사들은 공황장애, 신경성 질환, 우울증 등으로 자살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대기 인원이 없다. 쉬는 사람이 갑자기 나가 일을 해야하는 구조”라고 전하고 있다.
내년도 시행될 2019년 임금·단체협약이 지난 10월16일 체결됐다. 노조는 그동안 원했던 209명 충원 내용을 담아냈다. 근무 환경도 나아지고 일자리도 증가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었다.
그런데, 교통공사는 합의가 끝나고 인준 투표가 끝나자마자 “자구 노력을 하자”며 인력 충원은 없던 일 처럼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자구 노력의 내용은 하루 평균 4시간30분 운행을 4시간42분, 평균 12분 운행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스케줄 상 1인당 운행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대기인력이 발생되는 구조라는 것.
기관사들은 오히려 근무환경이 후퇴한 결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철야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요구는 간단하다. 정작 쉬어야 할 휴일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매일 다른 출퇴근 시간으로 불규칙한 근무를 하고 있다. 휴일 근무수당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기관사들은 “우리 운전은 초 단위 계획된 시간을 맞추면서 40mm의 정지목표를 맞추기 위해 긴장하고 각종 제한속도와 신호, 진로를 준수하기 위해 또 긴장하고 집중하고 있다. 철도안전을 걱정하는 서울시와 공사라면 기관사의 노동조건을 무시할 수 있는가. 운전시간을 늘린다는 것은 철도 안전을 일방적으로 뭉개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측은 “노조는 단협에서 (인원충원 내용이 달라진 논란)위반 사항이라고 인지하지만, 협상 상황에서는 승무 분야에서는 빼놓고 얘기하자고 했다”며 “현재 공사가 적자가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자구 노력을 해본 후 서울시에 인원충원 등 우리의 입장을 건의하겠다.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노사간 협상 중이다”고 밝혔다.
승무원의 근무 시간에 오히려 늘어난 것 등에 대해 서울시는 “코레일 등 타 공사의 운행시간에 맞게 합의한 사항이 있었다. 이렇게 적용하면 예비 인력이 확보된다. 4.5시간 4.7시간 변경되면 늘어난 시간은 12분이다. 이같은 운영시간은 타 공사와 유사하다. 이같은 내용은 이미 합의됐었고 지난 11월 시범운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현재 합의된 내용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이다”며 “이번 협상에 서울시과 관여한 바는 없고 시의 입장이 정해진 것도 없다. 노사가 협의할 단계라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