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검사의 사건처분결과통지서 시각장애인 편의 미제공은 차별”
검사가 시각장애인에게 보내는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통지서에 대해 점자, 음성변환용코드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권고안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28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사의 사건처분결과통지서의 시각장애인 편의 미제공은 차별이다”며 이같은 내용으로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정인 A씨는 시각중증장애인으로 진정인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사인 피진정인으로부터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통지서’를 받았는데, 해당 통지서에는 음성변환바코드 등이 제공되지 않아 읽을 수가 없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겨우 항고했다.
이에 A씨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니 정당한 편의가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피진정인인 해당 검사는 “진정인이 음성변환용코드로 통지해 줄 것을 요구한 적도 없어, 검찰의 고소·고발사건 통지절차에 따라 서면으로 진정인에게 처분결과를 통지했던 것이다”며 “현재 검사의 사건처분결과 통지업무의 경우에는 보이스아이 등 문자음성 변환시스템이 개발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률인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공공기관 및 그 소속원은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를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실질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제26조 제4항)고 명시돼 있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제17조 제1항’은 장애인이 사법·행정절차 및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그에 참여하기 위해 요구할 경우 보조인력, 점자자료, 인쇄물음성출력기기, 한국수어 통역, 대독(代讀), 음성지원시스템, 컴퓨터 등의 필요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검사가 발송한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통지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해, 사법·행정절차에서 장애인에 대한 편의를 보장하지 않아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피진정인의 항변과 같이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통지서의 경우에는 보이스아이 등 문자음성변환시스템이 개발돼 있지 않으므로, 진정과 같은 문제는 피진정인을 포함한 검사들의 업무 수행과정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시각장애인에게 보내는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통지서에 대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점자, 음성변환용코드 등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할 것임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