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자 의원 “주변 시세보다 비싼 삼각지 청년주택”
“보증금 7116만원에 월세 12만원이 저렴?”
서울시가 야심차게 발표한 삼각지 청년주택이 주변지역 임대료 시세보다 더 비싸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의회 이숙자 의원(서초2, 새누리당)은 지난 19일 발표한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1호 월임대료 12만~38만원 확정’이라는 보도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와 같이 밝혔다.
서울시는 보도자료에서 ‘자치구별 역세권 주택 임대료 시세 환산액(전용면적 17㎡기준)’을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용산구 역세권에 주거하는 청년들이 지불하는 평균보증금은 3403만원으로, 삼각지 청년주택의 최저면적인 19㎡로 다시 환산(㎡당 200.17만원)하면 3803만원이 된다.
그러나 서울시가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삼각지 청년주택은 전용면적 19㎡의 임대보증금은 3950만원으로, 스스로 제시한 임대보증금 평균자료 보다 150여만원이 높은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실제로 이숙자 의원이 네이버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삼각지 청년주택이 건설되는 용산구 한강로2가 인근의 오피스텔·원룸 중에는 전용면적 40㎡, 보증금 1억원·월세 20만원 수준의 물건이 확인됐다.
또한 전용면적 21㎡에 보증금 3천만원, 월세 30만원의 원룸도 있다.
서울시가 제시한 전용면적 19㎡의 보증금 9,485만원, 월세 16만원과 비슷한 비용으로 두 배 이상의 전용면적을 가진 주택에 입주할 수 있고, 청년주택보다 저렴하고 넓은 원룸이 삼각지 청년주택 인근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서울시는 월세가 12만원~38만원 임을 강조하며 ‘저렴하다’고 주장했으나, 월세 12만원의 경우 전용면적 49㎡에서 3인이 공동으로 생활해야 하고, 보증금은 1인당 7116만원에 달한다.
삼각지 청년주택의 보증금과 임대료 수준은 3인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전용면적 49㎡(약 15평)의 경우 1인당 보증금 2840만원, 월세 29만원이고, 보증금 비율을 70%까지 높일 경우에도 보증금 7116만원, 월세 12만원이다.
2인이 생활하는 전용면적 39㎡(약 12평)의 경우 보증금 비율 30%의 경우 3750만원, 월세 35만원이고, 보증금 비율이 70%일 경우 8814만원에 월세 15만원이다.
단독주거가 가능한 전용면적 19㎡(약 6평)의 경우 보증금 비율 30%의 수준이 3950 만원, 월세 38만원이고, 보증금 비율 70%는 9485만원, 월세 16만원이다.
뿐만 아니라 3인 셰어, 2인 셰어의 경우 입주한 개개인에게 모두 보증금과 월세를 받는 구조로, 임대사업자는 3인 셰어(49㎡)의 경우 최저보증금 8520만원에 월세 87만원, 최고보증금 2억 1348만원에 월세 36만원을 받게 된다.
2인 셰어(39㎡)의 경우 최저보증금 7500만원에 월세 70만원, 최고보증금 1억7628만원에 30만원의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결국 임대사업자로서는 청년주택 건설시 혜택인 세금감면과 용도상향, 용적률상향과 함께 임대사업을 진행하며 보증금 이자 수익과 임대료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이숙자 의원은 “3인 셰어의 경우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과 부엌을 제외하면 실제로 1인이 개인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은 18㎡(5평)가 채 안된다”며 “5평에 보증금 7,116만원, 월세 12만원은 저렴한 것이 아니라 폭리다. 게다가 상식적으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 중 7000만원이 넘는 보증금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진정으로 청년을 위한다면, 월세대비보증금 하한선을 정하고 임대인에게는 그에 따른 월세차익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청년들에게는 보증금 무이자 대출 등을 통해 청년 스스로 느끼기에 적당한 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역세권을 고집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