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림건설’ 건설업계 사상 처음 노조주도 ‘재건’
건설업계 사상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주도해 파산한 회사를 재건했다. ‘우림필유‘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 건설업체 ‘우림건설’이다.
건설기업노조 우림건설지부는 9일 “공동투자로 ‘우림필유‘ 브랜드를 포함한 지적재산권 등을 인수해 3월부터 영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의 우림건설은 김영환 회장이 맡고 우림건설산업의 대표이사는 우림건설지부의 표연수 지부장이 취임했다.
지난 1991년 설립된 우림건설은 2007년 시공능력평가 34위까지 올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유동성 경색으로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회사는 채권단으로부터 100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았지만, 결국 2012년 6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절차 중 회사는 신규수주를 진행하지 못한 탓에 회사의 자금사정은 계속 악화됐고, 8월 회생절차가 폐지되며 파산했다.
파산 이후 9월 우림지부 조합원들은 모두 해고됐지만, 조합원들은 포기하지 않고 투자자를 찾아 공동투자로 ‘우림필유‘ 브랜드를 포함한 지적재산권 등을 인수해 3월 영업을 재개했다.
조합원들은 2009년 워크아웃,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거치는 동안 임금이 체불되는 열악한 상황과 두 차례의 무산된 매각절차에서도 법원에 탄원서를 내는 등 회사 재건의 노력을 이어나갔다.
법원이 회생절차 중단을 결정했지만 지부는 ‘우림필유’ 브랜드를 살려서 다시 우림건설을 이어나가는 방안을 찾았고 그 결과 건설 면허를 득한 법인을 세우게 됐다.
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투자자를 구하고 다시 법인을 세워 재건을 시도한 것은 업계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사실상 노조는 회사가 파산하면 전 조합원이 해고돼 직장을 잃기 때문에 그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건설기업노조 홍순관 위원장은 “건설사들이 위기에 처해 회생절차를 거치고 파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며 “절망과 마주한 이들에게 이번 우림건설지부의 사례는 포기하지 않고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치면 새로운 길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우림건설의 성공적인 재건이 업계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더 나아가 위기에 처한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