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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업계1위’ 만들어놨더니 집단해고 예고한 세라젬”

헬스케어 가전업체 세라젬 방문점검서비스 노동자들이 집단해고 위기에 놓였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세라젬지부는 14일 서울 세라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한 것은 경영진인데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일터를 떠나야 한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는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던 지난 10일, 노동조합에 방문점검 직군인 HC를 없애버리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12월이면 332명에 달하는 방문점검서비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우리는 노조설립 직후부터 일관되게 고객방문서비스 축소 반대 및 안정적인 일거리 보장을 요구하면서 단체교섭에 임해왔다”며 “그 와중에 사측은 보란 듯이 현장직군을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라젬지부(추선희 지부장)는 CEM(방문판매 상급관리), HC리더(방문판매 중간관리), HC(방문판매점검), HP(영업전담), SMT(설치·수리), 행정매니저(사무·경리) 등 거의 모든 직군을 망라하고 있는 노동조합으로, 지난달 8월 3일 설립됐다.

전국의 서비스부문 세라젬 노동자들은 1천450명이 넘는다. 이들은 회사의 일방적인 조직개편과 직무전환, 임금(수수료) 체계 변경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며 열악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던 터였다.

세라젬지부 추선희 지부장은 “회사가 처음에는 영업실적을 문제 삼아 자르고 나중에는 중간관리자들도 자르더니, 이제는 남아있는 모두에게 일터에서 떠나라고 하느냐”며 “명백한 부당해고”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회사는 최근 기존의 정기방문점검 서비스를 축소하고 고객 동의도 없이 자가점검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점검일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인 바 있다. 이는 현장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방문점검서비스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는 고객의 원성까지 사는 원인이 돼왔다.

노동조합은 13일 해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본사 세라젬을 비롯해 자회사 세라젬C&S의 대표이사에 대한 면담을 요구했다. “부서를 폐지하고 정리해고를 하고자 한다면, 그에 합당한 경영상의 사유가 있어야 하며 해고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과 논의가 수반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라젬은 “운영 효율화를 위해 HC사업부를 개편하고자 하는 것일 뿐”이라며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

노동조합은 “세라젬의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라젬 노동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한 끝장투쟁 앞에 ‘업계 1위’ 간판이라도 계속 달아놓고 싶다면 사태를 직시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집단해고 대상이 된 노동자들의 고용주는 ㈜세라젬의 유통 및 서비스부문 자회사인 세라젬C&S로, 모기업이 지분율 100%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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