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발주 공사 불법하도급, 임금체불 발 못 붙여…7월 본격 시행
오는 7월1일부터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 받은 건설사는 모두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건설근로자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
또, 2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의 종합공사를 수주 받은 건설사는 공사를 직접 시공하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를 이행해야만 한다.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는 종합건설업체(주계약자)와 전문건설업체(부계약자)가 컨소시엄(공동수급체)을 구성해서 발주자와 공동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건설현장에서 끊임없이 문제가 되고 있는 하도급 문제와 부실공사, 임금체불, 안전사고 등을 예방하고자 서울시가 지난 해 12월 하도급 불(不)공정, 근로자불(不)안, 부(不)실공사 등 건설업혁신 3불(不) 대책을 마련하고,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적정임금 보장 등을 위한 6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3불 대책의 주요 내용은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확대를 통한 ‘건설공사 실명제’ 의무화(하도급 불공정), 건설근로자 적정임금 지급 의무화(근로자 불안), 안전사고 유발 하도급 업체 5년간 공사참여 배제(부실공사) 등이다.
시는 본격 시행에 앞서 지난 4월 주계약자 직접시공과 적정임금 지급 의무화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 공사계약 특수조건’을 개정했다.
시는 시범사업을 통해 주계약자 공동도급 및 적정임금 의무화를 위해 ‘주계약자 공동도급 운영요령(행정자치부 예규)’의 내용을 보완하여 주계약자 직접시공과 적정임금(시중노임 이상)지급을 위한 ‘서울특별시 주계약자 직접시공 및 적정임금 지급 매뉴얼’을 마련해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뉴얼은 주․부계약자의 역할, 주계약자의 계획・관리・조정 업무에 대한 업무범위, 대가기준 및 지급시기 등을 명확히 해 계약자간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단, 건설업이 수주사업인 점을 감안 종합건설사에서 상시 모든 장비를 직접 보유하고 정규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점을 감안해, 주계약자가 장비와 인력을 임대하거나 고용하는 경우에는 직접시공으로 간주된다.
시는 건설사 및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건설근로자가 적정임금(시중노임단가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건설일용근로자 표준 근로계약서’를 만들어 배포한다.
표준 근로계약서를 통해 근로자의 안전장구 지급과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수당의 산정과 지급을 명확히 하고 원도급사 및 하도급사와 관계없이 모두 적정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근로자에게 적정임금을 지불함으로써 근로자의 처우개선은 물론 자발적 안전의식 고취와 동기부여로 건설공사 고품질 제고 및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개정된 ‘서울시 공사계약 특수조건’에 따라 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안전사고를 발생시킨 하도급업체는 서울시가 발주 건설공사에 5년간 참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하도급업체의 사고이력도 관리한다.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계약 당사자인 원도급 업체에게만 벌점을 부과하고 입찰참가를 제한해 왔으나, 안전모 착용, 낙하물 방지망 설치 등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하도급업체도 제재를 가한다.
특히 시 ‘대금e바로’와 국토부 ‘건설산업정보시스템(키스콘)’가 보유한 원·하도급 건설공사대장 자료,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보유한 근로자 근무정보의 허위, 누락 여부를 바로바로 대조·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완료돼 불법 하도급 계약, 건설근로자 임금 등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건설근로자의 임금 및 자재·장비업체의 대금 체불 문제 예방은 물론 불법·불공정 하도급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원도급사가 하도급 계약 체결 또는 변경되면 국토부 건설산업정보시스템(키스콘)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지만 발주처인 서울시에는 따로 통보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웠으나 정보 연계를 통해 바로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키스콘과 대금e바로의 하도급계약 정보를 연계하여 두 시스템의 자료를 상호 비교하여 하도급계약 누락이나 허위등록, 계약액 부분지급 등을 공사감독관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서울시의 ‘대금e바로’와 건설근로공제회의 ‘전자인력관리제’의 연계를 통해 건설근로자의 근로내역(현장 출입자료), 근로자 근무일수, 임금 지급신청액 등을 비교할 수 있어 임금체불은 물론 노무비 누락 및 과소지급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올 상반기에는 ‘서울창업허브 별관 리모델링공사’ 등 서울시 발주 2개 공사현장에 시범운영하였으며, 하반기에는 전자인력관리제 대상 건설공사장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스템적 관리를 통해 불법‧불공정 하도급 사항을 개선하여 ‘건설업 혁신대책’의 정상 작동여부를 확인하는 등 투명‧공정한 건설문화를 만드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시범사업 시행중에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이해관계로 어려움도 많았다”며 “시대의 요구에 맞게 건설업계의 고질적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고 근로자 불안을 없애기 위한 서울시 건설업 혁신대책(3不대책)이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물론 관련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