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확정된 유권자 낙선운동, 선거법 개혁의 첫걸음
지난 11월 22일, 서울고등법원은 총선넷 낙선운동을 유죄로 처벌했던 지난 2018년 서울고등법원 판결(2017노3849판결)의 잘못을 인정하고 기본적으로 무죄로 바로잡는 재심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2016년 총선 당시 총선넷이 진행한 낙선운동은 합법적이라는 것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이 판결은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선거법상의 독소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2022년 7월 21일 헌재는 총선넷 낙선운동 유죄판결의 근거가 되었던 공직선거법 제90조 1항과 제93조 1항, 제103조 3항 등에 대하여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2018헌바357 / 2021헌가7)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재심 결정에서도 확성장치 사용과 관련한 유죄 부분은 파기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는 재심과 관련한 소송법상의 형식적 한계 때문으로 보인다.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판결은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가 민주공화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의미 있는 결정이다.
“선거법제 개혁의 첫걸음”
김종철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판결에 대해 “유권자 낙선운동의 합법성과 정당성이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한국 민주공화제의 발전에 중요한 징표”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 정도의 정치적 자유마저 무려 6년에 이르는 사법 과정을 거쳐서야 그 정당성을 인정받는 상황은 한국 민주공화제의 수준을 보여준다”며 “여전히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에 관한 한 주권재민의 기본원칙이 충실히 실현되는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이번 판결은 독재적 국가관과 정치 기득권 편의주의를 극복하고 주권자인 국민이 주도하는 민주공화적 국가관에 의해 선거법제가 개혁되어야 할 과제를 확인시킨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낙선운동 유죄, 선거법 독소조항 위헌 등 지난 6년의 굴곡진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무죄로 귀결된 이번 재심 판결을 중요한 발판으로 삼아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위한 선거법제 개혁의 깃발을 다시 한번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주권의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선거법제 개혁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