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재벌 대기업 차명계좌 국고 환수 촉구
노동당은 11월 1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 대기업이 차명계좌를 활용해 은닉한 범죄자금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보완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노동당에 따르면 현행 금융실명법은 금융실명제 시행 이후 계좌가 개설된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실명전환 의무와 과징금 징수 규정이 없다.
따라서 재벌 대기업이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개설한 차명계좌를 활용해 탈세를 저지르고 비자금을 은닉하더라도 그 자체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고 다만 차명계좌에서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서만 소득세 90%를 부과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2001년에 제정되고 최근 세월호 사건의 정당한 처리를 위해 개정된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특정범죄행위로부터 연유한 범죄수익의 은닉과 수수를 금지하고 범죄수익 등을 몰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
횡령, 배임 등 재산에 관한 범죄에 관해서는 범죄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경우 범죄수익 등을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해 몰수의 범위를 일부 제한하고 있는 등 규율의 전체적인 구조가 미흡하고 애초 입법의 취지와는 달리 현실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형사적 사법행정이 주법에 따라 집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수익의 환수 등에 관해서는 연방 차원의 규정을 도입·시행 중이다.
또한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들은 범죄수익 등의 환수를 위한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고 매우 다양하고 정교한 절차를 시행 중이다.
이러한 특별법의 제정 이유는 중대한 범죄로 얻은 재산이 시효 문제나 다른 사법체계와의 법리 적용 문제로 환수할 수 없게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노동당은 “삼성 이건희 차명계좌의 경우, 2008년 조준웅 삼성 특검이 1,199개의 삼성 관련 차명계좌를 적발하고도 계좌 내 비자금의 조성 경위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하고, 오히려 차명주식이 상속자산이라는 이건희 측의 주장대로 관련 의혹을 무혐의 처리하는 등 봐주기 수사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해 삼성 비자금 관련 의혹은 지금까지 청산되지 못하고 우리 사회의 적폐로 남아있다”며 “금융실명법이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아닌 특별법으로 환수해야 이런 적폐를 청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차명 계좌를 활용한 재벌 대기업의 불법 자금을 국고로 환수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국회가 나설 것을 촉구하며, 재벌 대기업 차명계좌 범죄자금 국고 환수 특별법 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