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의원, ‘이등병의 엄마법’ 대표발의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 전원을 순직자로 인정하고, 순직한 군인의 아들과 형제의 군복무를 면제해주는 법 제정이 추진된다.
26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국방위원회·비례대표)은 이같은 내용의 일명 ‘이등병의 엄마법’(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군대 내 사망 사고와 그에 따른 유가족들의 투쟁을 다룬 연극 ‘이등병의 엄마’에 참여한 분 등 군 사망자 유가족들의 오랜 염원으로 군 의무복무자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 골자다.
김종대 의원은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준비하고 또 직접 출연한 군 사망자 어머니들의 마음을 담아 ‘이등병의 엄마법’을 발의한다”며 “이제 우리 군은 의무복무자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하여 명예를 회복하고, 유가족의 군복무를 면제하여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들을 확실히 예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을 전원 순직으로 인정하는 법안이다.
2015년 ‘순직-3형’이 신설되어 자해사망 군인 일부가 순직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전공사상자처리훈령의 기준이 모호하여 의무복무 중 자해사망으로 사망한 군인 다수가 일반사망으로 처리되고 있다.
위 훈령에 따르면 자해 사망자의 순직 인정 기준은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관련한 구타 폭언 또는 가혹행위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자해행위로 인해 사망·상이했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경우’로 한정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판단능력’이라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돼왔다.
김 의원은 “의무복무 중에 사망한 군인의 경우, 그 사유가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무관한 경우란 사실상 없다”며 “예를 들어 여자친구의 변심으로 자살을 하더라도 입대를 하지 않았으면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하겠느냐? 개인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국가가 보다 적극적‧포괄적인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현행 제도는 조사권 등 아무 권한이 없는 유가족이 자식의 죽음을 순직으로 입증해야 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일단 사망 장병을 순직으로 인정한 뒤 직무연관성이 없는 죽음에 대해서는 유가족이 아닌 국방부가 입증 책임을 지고 밝혀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군인사법개정안이 통과돼 의무복무 중 자해사망으로 사망한 군인 전원이 순직으로 인정받게 된다고 해도 그 동생이나 아들은 여전히 현역복무대상자로 입대를 해야 한다.
현행법은 상이정도가 6급 이상인 군인이 국가유공자로 선정된 경우에 한해 형제와 자녀 중 1명의 현역복무대상자에게 6개월 보충역(사회복무요원)을 택할 기회를 주는 데 그치고 있어 혜택이 고르게 제공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이등병의 엄마’에 출연한 한 어머니의 경우 3형제 중 첫째를 군에서 자해사망으로 잃고 순직 처리도 인정받지 못한 상황에서 남은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야만 했다.
김종대 의원이 발의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의무복무 중 전사 또는 순직한 군인(2016년 73명 사망)의 형제와 자식에게는 군복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의무복무 중 상이등급 6급 이상으로 다친 군인의 형제와 자식은 6개월 보충역을 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김 의원은 “이제 우리는 의무복무자의 생명과 안전을 무한책임지고 사람이 있는 안보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이등병의 엄마’들의 눈물을 닦는 것이 그 시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