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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기업 손아귀에서 벗어나라” 경남제약 노동자, 고용 안정 위한 목소리 높여

4일 오전 11시 서울 경남제약 본사 앞 경남제약 노조원들이 회사 매각과 관련 3자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는 4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언주로 위치한 경남제약 본사 앞에서 일방적인 매각을 규탄하고 3자 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남제약의 불투명한 미래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였다.

경남제약은 1957년 설립된 이래로 약 70년 동안 국내 제약 산업을 이끌어온 대표 기업 중 하나다. 특히 ‘레모나’로 유명한 이 회사는 최근 몇 년 간 잦은 최대주주 변경, 배임 및 횡령 문제,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에는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당시 김병진 회장이 이끄는 바이오제네틱스 컨소시엄을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김병진 회장은 경남제약 인수 과정에서 270억 원을 투입하고, 이후 계열사 매각 및 인수합병을 통해 총 1,071억 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의 수익을 창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남제약의 대표이사는 3년 동안 7번이나 교체되었고,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지며 공장 생산이나 설비 투자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경남제약은 다양한 형태의 금융 문제에 휘말리며 2021년부터 3년간 지속적으로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경남제약의 모회사인 블레이드Ent가 설립하거나 투자한 여러 회사들도 실패를 거듭하며 경남제약의 재정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경남제약의 모회사인 블레이드Ent는 휴마시스에 의해 인수되었다. 휴마시스는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으로 잠시 호황을 누렸으나, 2023년에는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

휴마시스의 남궁견 회장은 과거 부실기업을 인수해 재상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큰 이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경남제약지회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김병진 회장, 휴마시스, 금속노조 간의 3자 교섭을 요구하며, 경남제약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 재매각 금지, 단체협약 및 노동조합 승계, 기업 건전성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 정보 공개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경남제약과 같은 사례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먹튀 기업의 부당한 행태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제약의 노동자들은 회사가 매각될 때마다 반복되는 고용 불안과 임금 인상률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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