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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노원구 중계점 매각 추진 ‘서울시 사업시행 협의 중’… 왜 하필 상업지역에 민간아파트 건립?

시장의 예상대로 자산 규모 200억 달러가 넘는 국내 및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홈플러스 인수 대금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쪼개기 매각에 열을 올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안산점,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 대구점 등 4개 점포에 이어 서울 노원구 중계점 매각 추진 등 자산유동화에 나섰다.

MBK측과 부동산 디벨로퍼 서원산업개발은 중계점 매각 자리에 지상 37층 1294세대 아파트를 건립하기로 했다. 서원산업개발은 서울시에 용적률, 건폐율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이중 300세대는 청년임대주택으로 개발하기로 했고, 현재 서울시는 관련부서 협의 후 사업시행인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데, 홈플러스 중계점 근처에 위치한 한 중학교는 지난달 15일 ‘중계동 역세권 청년주택 신축사업 관련 학부모 의견 제출 안내’라는 통신문을 배포하고 ▲위치 ▲대기환경 ▲소음 및 진동 ▲유해환경 등에 대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했다.

홈플러스 중계점 일대 1km~2km내에 상업지역은 중계점 부지를 포함해 4개 필지 총 3만제곱미터가 유일하다. 그런데 서울시는 지구단위 계획상 해당 부지는 상업지역이 적합해 보이는데 주거지역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홈플러스 부지인 상업지역 8천여제곱미터를 줄이고, 주민 의견 수렴 등 MBK와 서원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주거지역 용도 변경에 동참하겠다는 수순을 밟고 있다.<사진=다음 지도 캡처>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언론은 중계점 매각 부지에 37층 대규모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설 계획이고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뉴스필드 취재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 아파트 건립 계획인 것이다.

홈플러스 중계점 일대 1km~2km내에 상업지역은 중계점 부지를 포함해 4개 필지 총 3만제곱미터가 유일하다. 그런데 서울시의 행정절차 행보가 이상하다. 지구단위 계획상 해당 부지는 상업지역이 적합해 보이는데 주거지역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홈플러스 부지 상업지역 8천여제곱미터를 줄이고,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MBK와 서원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주거지역 용도 변경에 동참하겠다는 수순을 밟고 있었던 것이다.

뉴스필드는 서울시에 해당 사업 주체를 물어보자 이 관계자는 “민간에서 하는 것이다. 홈플러스 측이 하려는 것이다. 우리가 왜하나. 공공 겸 민감임대다”라며 “시행사는 서원산업개발이다. 토지주는 우리은행이다. 서울시는 공공기여를 받아내는 것이다. 용적률, 건폐율을 올려주고 받아서 공공임대 호실을 넣는 것이다. 1200여세대 안에 청년주택은 300세대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가 먼저 제안이 들어왔다. 사업계획서가 들어왔고,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시행 인가전 관련부서 협의단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부서에서 여러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자세히 말해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홈플러스 노조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및 구의원, 홈플러스 상인 등 직원들은 13일 중계점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우원식 의원은 “청년주택은 할 수 있는 장소에 해야한다. 이런 곳에 하면 반대와 주민 피해가 심하다. 청년들과 주민간 갈등도 있을 수 있다”며 서울시 결정을 막을 수 있냐는 질문에는 “두고 봐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중계점 매각 추진 내용이 알려지자 MBK 측에 즉각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MBK는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 차익을 실현하는 사모펀드가 경영을 소홀히 하고 구조조정에 이어 7조원의 넘는 인수금에서 재매각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점포를 나눠 매각할 계획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사모펀드 운용사는 특성상 기업을 인수한 후 평균 3~5년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MBK는 앞서 리츠 상장을 통해 차입금 상환과 투자금 회수 방안에 나섰지만 실패한 바 있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들의 자금을 부동산이나 부동산대출 관련 상품에 전문으로 투자하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다.

MBK는 홈플러스 전국 매장 81개 중 51개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를 지난해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공모희망가는 4530~5000원으로 총 1조 5650억 원에서 1조 7274억 원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여기서 기관투자가의 투자 비중은 80%로 잡았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면서, 지난해 4월 리츠 상장을 철회했다.

리츠 상장에 실패하면서 MBK는 임차보증금을 유동자금으로 돌리기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Asset Backed Securities) 발행에 나섰다.

홈플러스가 매장을 빌릴 때 임대인인 건물주에게 맡기는 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현금을 확보하는 구조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할 경우 부채 비율은 낮아지게 되기 때문에 점포 매각에 유리해진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임대 매장 59곳 중 17곳의 보증금을 기초자산으로 약 1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었다. 그리고 점포 매각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가 이미 예상한 최악의 상황인 여러 인수자에게 분할 매각되거나 폐점 사태까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실적이 저조한 상황도 오히려 MBK의 엑시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홈플러스의 2019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이 7조 3002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6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8.3%씩 감소한 1602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4개점 매각에 이어 이번에 중계점 부지에 ‘청년주택’ 건립 VS 주민들 반대 프레임은 어디서 출발된 프레임인지 충분히 의심될 여지도 있다.

왜냐면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 펀드의 실제 주인은 기관투자자인데, 이 투자자는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를 비롯해 캐나다연금(CPPIB),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홈플러스 투자에 대한 리스크 노출 금액인 익스포져(exposure)가 가장 큰 출자자다.

국민연금은 블라인드 펀드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투자를 위해 만들어진 7,000억원 규모 공동투자펀드(Co-investment Fund)를 통해 배당 우선권을 갖는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샀다.

간단히 지분율 방식으로 따지자면 홈플러스 투자에 국한하면 일종의 최대주주인 셈이다.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 주택사업’을 추진 중이고, 정부도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주택임대 사업을 장려하고 있다. 그런데 중계점 부지는 이 일대 사실상 유일한 상업지역인데 왜 하필 이곳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아파트 건립에 관이 동참하는 것일까.

홈플러스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15개 위원 자리 중 하나가 민주노총 몫이라는 것도 아이러니다.

홈플러스 노조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및 구의원, 홈플러스 상인 등 직원들은 13일 중계점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간단회 후 중계점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홈플러스 노조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및 구의원, 홈플러스 상인 등 직원들은 13일 중계점 식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원식 의원이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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