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시설관리 노동자들 막무가내로 내쫓길 위기
전국외국기관노동조합연맹 산하 주한미군 시설관리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심은섭 위원장이 7일 오전 9시부터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공군 제1전투비행단 내 45미터 급수탑 위에서 목숨을 건 농성에 돌입했다.
주한미군 시설관리 노조는 주한미공군기지(광주, 대구, 수원, 김해)에서 시설을 관리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단체다.
8일 전국외국기관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주한미군 시설관리 노동조합원들이 몸담고 있던 용역회사가 5월에 실시된 주한미공군 시설관리 입찰계약에서 GSI(주)라는 업체로 새롭게 변경됐다.
노조는 고용승계 및 임금 관계를 협의하고자 했으나 사측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 간부들에 대해서는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또한 주한미공군 시설관리 업무는 방위비 분담금 중 군수지원비 항목으로 지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해 말까지 타결됐어야 할 방위비 분담금 타결이 지연되면서 입찰업무가 중단됐고 그 피해를 주한미군 시설관리 노동자들이 온전히 떠안게 됐다.
이는 원래 올해 3월 27일이 기존 업체와의 계약 만료일이기 때문에 늦어도 2월 정도에는 새로운 입찰계약이 완성됐어야 했다. 그런데 4월 5일에서야 국회 비준동의안이 통과돼 그 이후에서야 입찰업무가 재개됐다.
입찰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 기존 관행처럼 새로운 업체와 원만하게 고용승계가 이뤄졌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입찰계약 업무가 중단돼 2개월여의 공백이 발생함에 따라 결국에는 이같은 상황이 발생됐다.
시설관리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매 5년마다 시행되는 주한미공군 입찰계약을 통해 선정되는 업체들과 특별한 문제없이 고용승계 등을 해왔기 때문에 용역회사 변경과 관계없이 근무를 지속해 대개의 노동자가 지금의 일터에서 수십년간 자리를 지켜 온 숙련된 노동자들이다.
그런데 이번 GSI(주)가 계약을 하면서 기존의 고용승계 등의 관행을 무시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노조 간부들에 대해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있다.
주한미군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GSI라는 회사에 대한 불만뿐만 우리 정부와 주한미군에 대한 불만도 팽배해 있습니다.
노조 측은 “방위비 분담금 지연으로 신규업체가 선정되지 못한 채 업무를 유지해야 했던 2개월 동안 주한미공군의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607사령부와의 협조를 통해 40여명의 근로자들이 투입돼 기존 170여명이 담당하던 업무를 빈틈없이 처리했다”며 “그런데 지금 주한미군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막다른 처지에 놓여 있다. 수십년간 아무런 문제없이 지내 왔던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게 될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