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30도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 없는 면세점… 열악한 근무 환경 심각

화려한 면세점 뒤에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에 근로 환경 개선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의원실의 참고인으로 참석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직면한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마련됐다.

관세법 제716조의4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시내면세점 특허와 관련된 주요 사항을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통해 심의해야 한다. 이 위원회의 특허심사 평가기준에는 “근로환경 개선 적정성”이라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어, 면세점 노동자들의 근로환경이 특허심사에 있어 핵심적인 기준이 된다.

그러나 면세점의 실제 노동환경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여러 시내면세점에서는 여름철 동안 직원 공간인 라카룸과 휴게공간에 에어컨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실내온도가 30도까지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점의 경우, 물품 창고가 활주로 건너편에 위치해 지게차와 버스를 피하며 위험하게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30도 폭염 속에서도 에어컨 없는 면세점… 열악한 근무 환경 심각

JDC 면세점의 직원용 화장실은 단 4칸밖에 없고, 그 중 하나는 ‘소변 전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JDC의 예산 90% 이상이 면세점 매출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안전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황명선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이 면세점 노동자의 근로환경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3조 7,586억 원에 달하며, 지난 8월 기준으로 9조 6,46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공항면세점 종사자 수는 총 6,387명으로 집계됐다.

황명선 의원은 “면세점 사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성장했으며, 한국 경제와 관광산업의 주요 성과로 여겨지고 있다”며 “하지만 면세업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는 심각하게 낙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법령에 명시된 관세청의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기준이 근로환경 개선 적정성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세청이 면세점 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 의원은 김소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신청해 면세업 종사자들의 근로실태에 대한 목소리를 청취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면세점은 화려한 공간이지만 노동자들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은 밥 먹을 공간도 시간도 없고, 물도 제대로 마실 수 없는 환경”이라고 증언했다.

황 의원은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근로환경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며, “관세청도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면세점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