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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와 KBS: 박민 사장, 역사적 사실 회피와 논란

2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의 국적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다. 박 사장은 “그때는 나라를 뺏겼으니까”라고 답변을 피했으며, 황 의원이 “일본입니까?”라고 재차 묻자 “생각을 깊이 안 해봤다”고 대답했다.

황 의원은 “박민 사장도 친일파라 답변을 안 하려는 거냐?”라며 “왜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우리 선열들에게 부르기를 강요했던 천황 찬양 기미가요를 KBS에서 8.15 광복절 날 0시에 틀었느냐”고 질책했다.

광복절 당일 KBS에서 방송된 이승만 미화 및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던 ‘기적의 시작’에 대해서도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이 “‘기적의 시작’은 대한민국 건국일이 1948년 8월 15일이라고 주장한다. 동의하냐”고 묻자 박 사장은 “지금 답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한 의원이 “본인 책임하에 방송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사장은 “편성본부장이 한 것이다. 전 편성할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현재 편성본부장은 사표를 제출한 상황이다.

기적의 시작 방영 이유에 대한 질문에 박 사장은 “확정된 사안이 아닌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해서 국민이 판단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박 사장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는 것은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러면 같은 비중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기적의 시작>과) 정반대의 시각을 KBS에서 다루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 사장은 “적당한 작품이 나오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노 의원은 <기적의 시작>에서 법정기념일인 제주 4·3에 대해 좌익이 일으킨 사건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런 시각을 KBS가 다뤄도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법정기념일이더라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달나라에 갔더라도 안 갔다는 시각들도 존재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노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내용은 왜 편집했냐고 재차 물었다. 박 사장은 “크리스천들은 이승만 대통령이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지 않냐”면서 “(편집 이유는) 특정 종교 집단들이 반발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는 내용이 일부 담긴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가진 분도 있고, 이걸 편성해 달라고 청원한 국민도 똑같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날 기미가요가 국가기간방송 KBS 전파를 탄 데 대해 이 자리에서 국민께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작품의 성격이 어쨌든 그게 광복절 새벽에 변주된 기미가요가, 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등장하는 오페라를 편성한 것은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최민희 위원장은 “저는 박 사장의 역사 인식을 명확하게 이해했는데,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니 명확히 하겠다. 1945년 광복절 맞나, 그리고 1948년 8월 15일은 정부 수립일 맞나”라고 질문했다. 박 사장은 “예, 정부수립일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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