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70여개 시민사회단체 “위장정당 미래한국당 해산하라”
21대 총선이 40여일 남은 상황에서 미래통합당은 물론 정당들이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전국의 시민사회단체가 한목소리로 위장정당 해산 및 논의중단을 촉구했다.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3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경실련, 민변, 민주노총, 비례민주주의연대,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정치개혁공동행동 공동대표 및 운영위원장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거제도 개혁이 거대정당들의 기득권 지키기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며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장정당 창당이나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 논의는 민심을 왜곡하고 거대정당에게만 유리한 선거제도를 바꾸자는 선거법 개정 취지는 물론 정당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과 다양한 시민들의 의사 반영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동형비례제 도입이라는 선거제 개혁에 힘써 온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이러한 상황을 좌시할 수 없기에, 미래한국당의 해산과 국고보조금 환수, 정치권 내 위장정당 논의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공개적으로 창당했다.
소속 의원 5명을 넘겨야 보조금을 탈 수 있는데, 미래통합당은 의원 5명을 꼼수로 제명하거나 이적시켜 국고보조금 5억7천여만원을 받는데 성공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 의원을 20석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내놓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또한 당내외에서 시작된 위성정당 설립 논의에 들어갔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창당에 비판하고 고발까지 했던 민주당이지만, 1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민주당 지도부의 연합정당 합류 검토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정치개혁공동행동은 “미래통합당은 위장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즉각 스스로 해산하고 국회는 본회의 결의를 통해 위장정당 해산을 미래통합당에 권고하고, 제정당들이 정정당당하게 총선에 임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통해 받은 국고보조금을 즉각 반납하고, 스스로 반납하지 않을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 국고보조금 환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선거제도 개혁안을 후퇴시켜 위장정당의 창당 빌미를 제공한 국회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민의를 왜곡하는 위장정당 창당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제도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위장정당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 천명하라”고 밝혔다.
또 미래한국당 해산과 국고보조금 환수, 국회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책 마련을 요구하는 10만 시민 서명운동(국회 국민동의청원) 등 시민 긴급행동도 제안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61)가 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 나서자, 정의당과 민생당은 “위헌정당 대표의 연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한 대표의 연설을 보이콧했다.
한 대표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에선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본회의장에 자리한 의원도 10여명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