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사내하청업체들, 교섭 거부·탈퇴서 배포 등 부당노동행위 논란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업체들이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고 조합원들에게 탈퇴서를 배포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전충북지부와 한국타이어사내하청지회는 18일 대전지방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업체들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업체들 중 제이엠테크, 나은, 에스앤아이 등 3개 업체는 지난 8월 30일 금속노조의 교섭 요구 공문을 무시했다.
노조법은 노동조합이 회사에 교섭을 요구했을 경우 즉시 그 사실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들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노조는 이에 항의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해당 업체들은 지방노동위원회 심판회의에서도 “조합원 명단을 전부 공개하지 않으면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망언을 내뱉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한 업체의 대표는 직원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우리 회사에는 노동조합이 없다”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결국 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9월 18일 금속노조의 신청을 인정했으나, 해당 업체들은 결정문이 우편으로 당도할 때까지 20여 일의 시간을 더 허비한 후에야 교섭 절차를 개시했다.
더욱이 해당 업체들은 지난 9월 23일, 한 업체의 반장이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금속노조 탈퇴서를 배부하고 작성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캐비넷에서도 탈퇴서가 발견되었다. 복수의 증언을 통해 해당 업체의 관리부장이 탈퇴서 배포를 주도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노조는 “교섭을 지연시키며 그동안 금속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속이 뻔히 보이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비판했다. 하청업체들이 서로 짠 것처럼 똑같이 움직인다는 점, 과거 한국타이어 원청 또한 이번에 발견된 것과 똑같은 양식의 금속노조 탈퇴서를 배포한 적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하청업체들이 원청의 지시를 받아 움직인다고 의심할만한 근거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에는 노동부의 책임도 절대 적지 않다”며 “교섭 거부와 같은 명백한 법 위반조차 규율하지 못한다면 노동부의 존재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금속노조는 가장 질서 있고 평화로운 방법을 통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찾아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금속노조의 노력에 대한 사측의 응답은 몰상식한 부당노동행위뿐이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한국타이어 사내하청업체들에게 부당노동행위를 그만둘 것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만일 사측의 비상식적인 탄압이 계속된다면, 금속노조의 또한 사측의 수준에 맞는 강력한 투쟁으로 응답해 나갈 것을 분명히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