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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 “사라지는 ‘점자블록’… 지자체 입맛 따라 고르는 장애인 안전”

[뉴스필드] 일부 지자체들이 인도 점자블록을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철거한 사실이 알려진 것과 관련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시각장애인 당사자의 어려움과 안전보단 자의적 해석과 일률적 적용을 통해 도시 디자인 등을 신경써 점자블록 설치를 꺼리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자격과 자질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점자블록이란 시각장애인에게 위험지점 및 방향전환을 알리고 보행방향을 알려주는 중요한 보도시설물로 돌출점 또는 4개의 돌출선을 가진 황색블록이다.

돌출점이 나온 점형블록은 위치 감지용으로 횡단지점, 대기지점, 경고용, 방향전환 지시용으로 사용되며, 4개의 돌출선을 가진 선형블록은 방향 유도용으로, 보행방향을 지시하거나 보행동선을 확보·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장총은 4일 논평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고 안전을 책임지는 점자블록을 없애는 지자체의 행태를 담은 뉴스가 지난 23일 언론에 보도됐다”며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공무원이 국민 속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배제하여 위험 속에 빠트리고 지자체에 유리한 ‘매뉴얼 기준’만 내세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장총은 “보도 위에서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매뉴얼 지침’에 따라 설치했던 점자블록을 없애고, 더 나아가 도시 디자인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설치를 꺼려했다는 것이 보도되며, 행정편의주의를 넘어 잘못된 인식과 그릇된 우선순위로 판단하는 공무원의 행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국장총은 “해당 지자체가 말하는 ‘매뉴얼’ 이란 서울시가 발간한 ‘똑똑한 보도공사 길라잡이_보도공사 설계시공 매뉴얼 Ver.1.0(2013)’으로, 선형블록 설치방법 중 ‘유효 보도폭이 2.0m이상이고, 유효보도폭 좌우로 위험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점형블록에 연계해서 통행방향을 잡는데 필요한 일정한 거리까지만 설치 할 수 있다’의 문구에 따라 인도 끝 부분만 남기고 연속적으로 설치된 점자블록을 없애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이 이동 불편과 안전에 대한 위험성을 밝힌 바 있어 시정이 요구되며, 무엇보다 점자블록 설치의 근간이 되는’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는 ‘선형블록은 유도방향에 따라 평행하게 연속해서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지자체가 변명으로 내세우는 ‘매뉴얼상의 지침’이라는 것은 법률 내용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인해 오류를 범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총은 “해당 매뉴얼을 발간한 서울시는 이미 다른 지자체까지도 활용하고 있는 ‘똑똑한 보도공사 길라잡이_보도공사 설계시공 매뉴얼 Ver.1.0(2013)’을 즉각 개정해야 하며, 본인들에 유리한 ‘매뉴얼 지침’만 따르며 장애인의 안전을 위험 속으로 몰아넣는 각 지자체의 행태는 즉각 개선해야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