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필드

노동·인권 전문지

이미 혈세 26억 썼는데..연수구, 연수문화예술회관 ‘백지화’ 강행

-기투입된 26억원 혈세 이외에도 인천시비 54억 반납 위기
-설계조정으로 사업비 감액 가능함에도 불가능한 타당성재조사 고의 신청 의혹
-행안부, 500억 미만 사업으로 추진하면 인천문화예술회관 정상 추진 가능해

지난 18일, 인천 연수구가 『연수문화예술회관 사업에 대한 타당성재조사 결과 설명 및 대체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연수문화예술회관 사업의 백지화를 발표한 가운데, 이로 인해 연수구는 이미 사용한 혈세 26억원을 회수할 수 없고, 인천시 교부금 약 54억 원도 반납해야 할 전망이다.

연수문화예술회관은 지하 1층∼지상4층 규모의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2011년 건립 추진 계획 이후 2018년~2019년 중앙투자심사를 세 차례 받으며, 8년 만에 허가 승인받은 사업이다.

이후 3년간 실시설계용역 등의 준비를 마친 연수구는 22년 4월 15일 연수문화예술회관 시공을 맡은 풍림산업과 함께 24년 9월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22년 7월, 이재호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문화예술회관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연수구는 기존의 문화예술회관 건립지에 체육시설 복합화를 검토하겠다며 공사를 일시 중단한 것이다. 이후 구는 22년 9월 터파기 진행 과정에서 매립폐기물이 발견되었다며, 22년 11월 지방행정연구원(LIMAC)에 타당성 재조사를 의뢰하였다.

2019년 중앙투자심사 2차 통과 조건 중 ‘500억 초과 시 타당성 재조사를 이행’ 해야 한다는 점을 자체적으로 검토하여 실시한 것이다.

결국, 구는 기존 총사업비가 498억원에서 707억원으로 상향 조정되었고, B/C 값이 0.15에 불과하다며 사업 전면백지화를 발표하였다.

문제는 사업 백지화에 따른 매몰 비용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박찬대 의원 (연수갑·최고위원)이 지방행정연구원(LIMAC)으로부터 제출 받은 ‘인천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 타당성재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인천문화예술회관에 투입된 기투자 비용은 ▲공사비 7억 3천만원 ▲설계비 11억 1천 7백만원 ▲감리비 1억 2천만원 등 총 24억 5천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타당성재조사 의뢰비로 1억 5천만원이 추가된 것을 합치면 약 26억원의 예산이 소위 ‘날리는 예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당 사업의 추진을 위한 인천광역시 시비 98억 중 이미 교부 받은 54억원을 전액 반납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이에 대한 연수구 해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수구는 기회비용을 감내하고 백지화를 선택한 이유에 ‘매몰된 매립폐기물 처리비용’과 ‘증가한 총사업비’라고 밝혔다.

그러나 매립폐기물의 예상 소요액은 3억 1천만원 수준이며, 이 또한 시공사에서 임시 측정한 결과로 주 감정평가 없는 추정치이다. 실제로 법원에서 진행한 6월 현장평가 결과는 9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더욱이 총사업비 210억원 증가분 중 57억원은 이미 확보한 토지비용이 증가한 것을 포함한 것으로, 사업추진 시 실제로 드는 비용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연수구가 연수문화예술회관을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명분으로 중앙투자심사 조건을 역이용해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연수구로부터 사전 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연수문화예술회관 시공사 풍림 산업은 연수구를 상대로 고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상황에서 공사 중단에 대한 막대한 피해액을 연수구가 별도로 보상해야 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의원은 “연수문화예술회관은 인천의 부족한 문화 생활 공간을 확충할 수 있도록 이미 21년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7억 원을 확보해 추진된 사업이다” 며 “백지화 이유인 총사업비 증가액 210억 내역이 부실한 것을 일부 확인한 이상, 나머지 153억 증액분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 중앙투자심사 관계자 또한 500억 미만으로 사업설계를 조정하면 불필요한 행정절차와 추가비용 없이 문화예술회관 건립사업을 정상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며 “기존에 투자된 예산은 물론 풍림산업 분쟁비용, 신규 설계용역 등으로 구민의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사업 설계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EAVE A RESPONS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