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KB 국민은행 등 홍콩H지수 ELS 손실 관련 중앙지검 고발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 전·현직 회장들이 ELS 사태 등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와중에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전 회장은 38억 5600만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2억 5300만원 등을 받았다. 주요 시중 은행장들의 연봉은 대체로 10억원 안팎이었다. 퇴직 직원 중에서 CEO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ELS 손실 속에서도 금융지주 회장들이 수십억 연봉을 받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단체 등이 ELS사태 책임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나선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이하 센터) 등 시민단체와 KB금융 주주 피해자들은 3일 오전 11시 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 국민은행 등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주식연계증권) 상품과 관련하여 윤종규 KB금융 전 회장 등 총 1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특경법(배임 횡령, 업무상배임 횡령, 사기),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한은행 등 관련자 전원을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 및 불완전 판매
고발 요지에 따르면, 이 상품은 지수 상승 시 발행자는 막대한 수익을 얻지만, 투자자는 원금 손실 위험이 존재하는 편파적인 상품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과거 지수 흐름, 중도 상환 지수, 낙인지수 만기일 지수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되었다는 불완전 판매 의혹도 제기됐다.
경영진 부패 및 금융위원회 직무유기
센터는 “KB금융 그룹은 KPI 경영성과 평가를 통해 직원들에게 불법 판매를 강요하고, 부패 경영진이 거액의 불법 성과급을 횡령했다는 의혹 또한 짙다”며 “또한, 금융위원회는 소비자에게 판매해서는 안 되는 사기 상품을 승인하여 소비자의 피해를 야기했다는 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규모 및 배상 요구
투기자본감시센터 분석 결과, 2024년 3월 28일 기준 은행 고객 투자자는 약 47%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발행 증권사는 16%의 수익을 예상하며 3.2조원의 막대한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윤종규 회장 등 피의자들의 즉각 구속, 피의자들의 모든 재산 몰수 및 벌금 부과, 피해자들에게 정기예금 이자 상당액 배상을 요구했다.
고발장에는 KB금융의 김앤장 로펌과의 관계, 윤종규 회장의 탈세 의혹,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수사 방해 의혹 등이 언급되기도 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번 고발은 부패한 금융기관과 검찰,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다. 검찰은 정의로운 판단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부패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