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삼성SDI 무노조 경영 규탄… “CCTV로 노동자 감시·노조 조끼 입었다고 인사상 불이익 경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선언 이후 2년 5개월이 지났으나, 삼성SDI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에 멈추어 있다.
대외적으로는 노조를 인정하고 노동자와 대화하고 있다 주장하지만, 삼성SDI 현장에서는 여전히 노동조합에 대한 무시, 활동에 대한 탄압, 지연 행위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는 25일 삼성SDI 천안사업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 [여전한 삼성의 무노조 경영]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선언 이후 2년 5개월, 양태는 다르나 삼성에는 여전히 무노조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노동조합 조끼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중간관리자가 인사상 불이익을 경고하거나, 사내 노동조합 가입 선전전 이후 ‘불법 사유지 점거’ 경고 공문을 보내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조는 “삼성SDI는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한편 CCTV를 통해 근무 태도를 지적하고, 인사고과를 이용하는 비인격적, 비인권적 노동자 통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노동조합 탄압]
삼성SDI 지회는 설립 준비 과정에서 사내 노동조합 가입 캠페인을 진행하고, 지회 설립 이후 노동조합 조끼 착용 캠페인을 진행했다.
삼성SDI는 노동조합 조끼를 착용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경고했다.
또 천안 사업장 정문 앞에서 진행된 정당한 노동조합 가입 선전전을 사유지 점거라 주장하며 항의하는 공문을 보내오기도 했다.
그리고 천안 사업장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요구하자, 이미 울산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했다며, 제공을 거부하고 지연시키고 있다.
부당노동행위로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한편, 노동조합에 대한 무시도 계속됐다. 노조는 설립 이후 지속해서 ‘노동조합의 기본 활동을 위한 요구’와 천안 사업장 운영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책임과 권한 있는 천안사업장 대표와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모든 신설 노동조합이 사측과 최초로 다루는 이반적인 주제임에도‘귀 노동조합과 면담 주제로 다루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며 면담을 거부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사과 담당 임원일 뿐인 인사팀장을 천안 사업장 대표라고 주장하며, 책임도 권한도 없는 중간관리자를 내세워 노동조합과 소통하겠다고 한다.
노조는 “겉으로는 노동조합을 인정한다고 하나, 뒤로는 노동조합 활동을 은근히 막아서며, 노동조합의 요구는 묵살하거나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반인권적 노동자 감시 및 통제]
삼성SDI는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한편, 반 인권적인 노동자 감시 및 통제를 또한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에는 365일 계속 돌아가는 CCTV와 블랙박스가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회사는 안전을 위해 설치하였고, 노동자를 비추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관제 담당자가 CCTV를 통한 노동자의 근무태도를 지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했다고 하지만, 실은 작업 태도 불량 지적과 작업자의 근태 관리를 위해 CCTV 관제 담당자가 감시해왔던 것.
이뿐만 아니라, 삼성식 인사고과 시스템 또한 여전하다.
위에서는 CCTV가 감시하고 아래에서는 중간관리자가 인사고과 시스템으로 통제하는 감옥과 같은 구조 속에서 삼성SDI 노동자들은 반강제적인 연장·야간 근무와 근무조가 뒤바뀌는 소위 ‘역근무’에 시달리고 있다.
금속노조는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삼성SDI에서는 무노조 경영 시즌 2가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위법과 합법 사이에서 줄타기 하며,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SDI를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