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해설위원, 정몽규 회장 체제 문제 지적
박문성 해설위원이 정몽규 회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4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현안질의를 위해 국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KFA 기술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장미란 문체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되어 오후 1시까지 진행된 뒤, 약 2시간의 휴식 후 오후 3시에 다시 재개됐다.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동문서답과 돌려 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정 회장의 4선 의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자, 그는 “거취 문제에 대해선 신중하게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도록 하겠다”라며 “역사가 평가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의 직설적인 발언이 주목받았다. 박 위원은 “정몽규 회장 체제가 끝나는 것이 맞구나라고 다시 생각했다. 뭐가 문제인지 문제 의식이 없고, 공감 능력도 없다. 풀어나갈 능력도 없다. 홍명보 감독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선임됐을 때, 제가 아는 지도자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제는 지도자를 그만할 생각이다. 이름 없는 지도자는 10년을, 15년을 계속 굴러도 프로팀 코치, 감독 한 번 하기 어렵다. 그런데 누군가는 특혜를 받으며 국가대표 감독을 준다? 나는 지도자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 위원의 질의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는 “이번 사건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승부조작을 보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A매치 당일날 꼼수 사면을 한거다. 반스포츠적 행위다. 우리 사회에서 반사회적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런식으로 꼼수로 사면한다?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해설위원은 “클린스만 감독, 그날 전력강화위원회 당일에 소집해서 그날 통보하고 30분 뒤에 발표했다.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했다고 하는데 그냥 실패한 것이 아니다. 축구 질 수 있다. 근데 파리 올림픽을 이끌어야 하는 황선홍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겸임시켰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임시감독으로 겸임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 위험하다고 했지만 그 판단을 못한다. 결국은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까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의 날카로운 지적에 정몽규 회장은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위원은 “이런 무능력, 무원칙, 불공정은 하나의 사건이 아닌 정몽규 회장 체제가 이어지는 한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팬들도 그렇지만 이제는 끝나지 않을까 재확인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한국 축구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는, “그동안도 생각했지만 오늘도 생각나는 건 ‘왜 눈치를 보지 않지’”이라며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은 우리와 살아온 궤적과 다른 삶을 살았다. 대기업 자제와 최고의 엘리트로서 자라왔다. 다른 삶이기에 다른 생각을 하고, 눈치를 보지 않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밖에 있는 사람이 축구협회에 개입할 수 없는 구조다. 아무리 팬들이 외쳐도 협회 입장에서는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가 되는 거다. 팬들은 선거인단에 들어갈 수 없으니 국민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 인사권에 개입하면 FIFA(국제축구연맹)가 월드컵 못 나가게 한다고 겁박한다.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문제를 문제로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닫힌 조직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의 발언은 전재수 문체위원장의 관심을 끌었다. 전 위원장은 정 회장에게 박 위원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정 회장이 “감독 선임과 일련의 사태에 대해 피로감을 드린 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행정이 미비한 점을 고치겠다”고 말하자 전 위원장은 “그건 하루종일 말한 바”라며 더 나은 답변을 요구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해 여러분들이 많이 말씀을 해줬는데 내가 잘 알아서 내가 정했다고 알고 계신다. 두 번밖에 만난 적이 없는데 왜 내가 알았다고 국민들이 하실까, 왜 그렇게 정보가 잘못 유통됐을까 궁금하다”라며 “여기 계신 박문성 해설위원께서는 유튜브 팔로워가 60만 명으로 많다. 신문기사나 방송보다도 영향력이 크다. 신문이나 방송은 잘못된 기사가 나오면 정정보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SNS를 통한 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유튜버의 ‘잘못된 정보 유통’을 문제로 지적하며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는 태도를 보였다.
전 위원장은 “자꾸 내가 원하는 대답과 회장님 답변 사이에 미스매치가 심하게 난다”며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는 현대가의 역사고, 미래도 현대가에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주역이고,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는 특권 의식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다시 질문했다. 정 회장은 “전혀 아니다. 축구 발전만 생각 중이다. 능력이, 지식이 모자라서 잘못할 수는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