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공공성 외치는 130만 돌봄 노동자들 절규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공공운수노조와 ‘10.29 국제돌봄의 날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함께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번 기자회견은 10월 29일 “국제 돌봄 및 지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총 29개 단체가 참여하며 10월 28일(월)부터 11월 2일(토)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조직위는 한국 사회의 위태로운 돌봄 현실을 인식하고, ‘돌봄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한 돌봄’을 요구하기 위해 결성되었다. 이들은 기자회견, 토론회, 영화 상영회, 증언대회, 시민 행진 등의 행사를 통해 돌봄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직위원회는 한국 사회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돌봄 중심 사회로의 전환 ▲국가의 책임 있는 돌봄 공공성 확보 ▲돌봄 노동의 가치 재평가 및 처우 개선 ▲돌봄 권리 보장을 제시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돌봄 노동의 가치 하락과 공공성 후퇴는 세 가지 주요 이슈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첫째, 한국은행의 이슈노트에서 제시된 돌봄 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이 있다. 이 방안은 외국인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노동 시민 사회의 큰 반발을 일으켰다. 둘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졸속 해산 문제로, 이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적 돌봄을 제공하던 기관의 서비스 중단을 초래했다. 셋째, 외국인 관리사 시범사업에서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들에게 부여된 불합리한 비자 조건이 성차별적이고 저임금 착취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김흥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취지 발언에서 “서울시는 지난 5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을 통해 공공돌봄을 위축시킨 책임이 있다”며 “현재 한국 사회는 민간 중심의 서비스 체계 속에서 돌봄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봄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이번 주간 행사를 통해 돌봄 공공성 강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영미 한국노총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한국 사회의 130만 돌봄 노동자들은 필수 노동자”라며 “그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월급제 및 경력 인정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외쳤다.
전지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한국의 돌봄 정책은 시장에 맡겨져 있으며, 이로 인해 서비스 품질 저하와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발생하고 있다”며 “돌봄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팀장은 “돌봄의 부담이 모든 계층에 걸쳐 커지고 있으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며 “국가는 돌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아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모든 사람이 생애 전반에 걸쳐 좋은 돌봄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돌봄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돌봄 휴가와 휴직 제도를 마련해 모든 근로자가 돌봄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