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인·단체 활동가 “국회, 홍콩 민주항쟁 연대 외면”
2019년 홍콩 내부에서 송환법 반대로 촉발됐던 시위는 정부의 여러 탄압을 거쳐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민주항쟁으로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평화 시위를 이어가던 시민들에게 가해졌던 홍콩·중국 정부의 국가폭력과 인권침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에서 울려 퍼졌다.
이는 한국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매주 홍대입구역 앞에 모여 국가폭력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고, 어떤 시민단체들은 홍콩의 민주화 인사들과 직접 소통하며 연대하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각 대학교에 자유와 평화의 상징인 레논 월을 부착하며 거리로 나왔다.
그러나, 한국의 기성 정당과 국회는 한국시민·단체·청년·학생들의 연대의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해 연대 활동을 해왔던 정당인·단체 활동가들이 홍콩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 국회의 역할을 촉구했다. [편집자 주]
10일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1980-2020 광주와 홍콩을 잇다 ‘홍콩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 국회의 역할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국가폭력에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 이상현 활동가의 사회로, 나현필 국제민주연대국장과 이설아 민생당 중앙선대위 디지털소통본부 부본부장, 박창진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김혜미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박도형 홍콩의진실을알리는학생모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 기성 정당들이 공식적으로 홍콩민주항쟁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인권과 민주주의에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5·18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광주 정신을 인류 보편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위에서 홍콩과 교류하고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설아 민생당 중앙선대위 디지털소통본부 부본부장은 “40년전 위르겐 힌츠페터라는 위대한 언론인으로부터 5·18민주항쟁의 진상이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며 “오늘날에는 민중항쟁 최전선에선 모두가 각각의 위르겐 힌츠페터다. 우리는 이웃국가 홍콩의 민주화 열망도, 인도와 이란, 짐바브웨 민주화 요구의 목소리도 온라인을 통해 듣고 있다. 우리는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통을 모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부본부장은 “국가폭력의 이라는 거대한 움직임에 한 개인이 얼마나 속박되는지, 자유라는 가치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피를 흘려야 하는지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며 “5·18 40주년을 맞이하는 이때, 과거 세계가 우리의 민주와 자유를 위해 손 내밀어준 것처럼 우리도 이제 민주화를 갈망하는 세계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창진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이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자유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와, 법안 철회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홍콩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폭력적으로 진압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홍콩에서 만난 활동가들의 요구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문제가 된 송환 철회와 시대를 폭도로 규정한 법의 철회, 자치권을 위한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명과 인권침해에 눈길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외면하면 홍콩은 고립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홍콩 시민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국회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시민들의 인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논의를 만들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