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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세계 최초 5G 상용화’ 명예에 떠밀린 소비자 편익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27일, 에스케이텔레콤(이하 SKT)이 제출한 5G요금제 인가 신청에 대해 대용량 고가요금제 중심이라는 의견으로 한차례 반려한 바 있다.

결국 SKT는 5만 원 대 요금제를 포함시켜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에 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 물가감시센터는 새롭게 제시된 5G 요금제 내용과 이동통신 3사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가격의 적정성을 검토해 발표했다.

■ 5G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 최고가구간 요금에 비해 16.5배 더 비싸

SKT의 5G 구간별 요금제를 살펴보면 5만5천원(8GB), 7만5천원(150GB), 9만5천원(200GB), 12만5천원(300GB)으로 4개 구간이다.

현재 SKT는 상위 최고가 두 요금에 대해 6월 30일까지 가입할 경우 12월 말까지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조건을 제시했으나 사실상 소비자에게는 실효성이 낮은 조건이다.

제공데이터별 요금을 비교해보면 5만 5천 원 요금은 1GB당 6,875원, 12만 5천 원 요금은 약 417원으로 가장 낮은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가장 비싼 소비자보다 약 16.5배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하게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기존 LTE 중·저가요금제인 3만 원대~5만 원대 요금제를 사용하던 소비자는 5G의 최저가 요금제인 5만 원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어 한 명당 월 2만 원~4만 원, 4인 가구 기준으로는 8만 원~16만 원이 증가하여 그만큼 가계통신비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 에 쫓겨 과기정통부가 요금제 인가를 서두르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제를 내놓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 통신 3사 최근 3년 영업이익률 평균 8%대, 약 3조로 양호

2016년에서 2018년까지 통신 3사의 3년 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SKT, KT, LG유플러스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6년 8.8%, 2017년 8.3%, 2018년 7.3%로 매우 양호한 편이다.

2018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모두 전년 대비 보합세 또는 감소하였지만, 평균 영업이익은 약 3조대로 나타났다.

인건비가 다소 증가하였지만 다른 비용은 큰 변화가 없어 5G 상용화를 통해 감소한 영업이익률을 보상하려고 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통신 3사의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볼 때 각 통신사는 소비자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추가적으로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 기업과 정부는‘세계 최초’의 명예보다 소비자 부담 줄이는 노력해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명예보다는 소비자들은 우선 가계통신비 걱정이 앞선다. 중·저가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달라지지 않는 차별적 요금설계에 부당한 대우로 박탈감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G가 무엇인지, 어떤 편익이 제공되는지 조차 모르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임에도 정부와 통신사는 세계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무리한 경쟁을 하며 그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보상받고자 한다”며 “더욱이 향후 5G 시대로 통신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기존 사용자들을 프로모션 등의 선심물량 공세 및 반강제적으로 5G로 옮겨가게 하거나, 기존의 LTE의 속도가 급속히 나빠지는 등 향후 통신서비스의 질 역시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는 바이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통신사는 아직 5G서비스를 즐길 컨텐츠도 없는 현실임에도 비싼 요금제를 먼저 들이미는 등 더 이상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에 대다수의 중·저가 요금제 이용 소비자들이 가려지지 않도록 감시를 이어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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