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식별장비 없어 한·미 연합작전 최장 8년 공백 불가피”

김종대 의원 “직무유기가 불러온 대참사, 합참의 이적행위라 볼 수 있어”

자료=정의당 김종대 의원 제공.

전장에서 아군과 적군을 판별하는 무기체계인 ‘피아식별장비’가 교체되지 않아 2020년 하반기부터 한·미 간 연합작전이 심각한 차질을 빚고, 최장 8년 간 전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군은 2020년 하반기부터는 현재의 모드-4의 생산과 운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모드-5만 제공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군은 2021년에 초도 전력화한 후 최장 2028년에나 모드-5로 교체 완료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비례대표·국방위원회)은 합참·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합참은 “미 측으로부터 2014년에 서면 통보받은 후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하지만, 김 의원은 “실제 조사 결과, 미국은 이보다 4년이나 앞선 2010년 4월에 열린 제37차 ‘지휘통제 상호운용성 위원회(CCIB)’에서 구두로 전환 계획을 알렸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그리고 2014년 서면 통보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모드-4 운용 중단을 알리며 한국군도 전환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할 것을 권고했지만 합참은 이를 4년 간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게다가, 2014년 2월에 감사원이 피아식별장비 전환이 지연되고 있음을 지적하자 그제야 미국에 서면 통보를 요청해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구두 통보로는 어떠한 사업도 추진할 수 없었다. 서면 통보를 받고 나서야 교체 계획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답하지만, 김 의원은 “공군 주력 자산인 일부 레이더 개발사업이나 전투기 성능개량사업은 2011년에 전환 계획을 인지해 설계 단계에서 모드-5를 반영한 사실이 추가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우리군은 눈앞에서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도 서면으로 교전 명령을 내려야 전쟁에 임할 정도로 행정편의·관료주의 집단으로 변질됐다”라며 “피아식별장비 교체 지연에 따른 한·미 연합작전 차질은 명백히 합참의 직무유기가 불러온 대참사이고, 안보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이적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김 의원은 “우리군은 무기체계를 사들이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 이를 운용하고 작전 개념을 전문화·체계화 하는 데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값비싼 고철 덩어리를 머리에 이고 사는 꼴”이라며 “합참의 전면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의 공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