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의 길,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야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탈핵팀장)

지난 19일 고리1호기 폐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탈핵에너지 전환을 선언했다.

계획 중인 신규원전의 백지화, 수명 연장한 월성1호기 폐쇄와 원전 수명연장 금지,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의 사회적 합의도출,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통력직속위원회로 승격, 에너지 고소비 산업구조 효율화 및 산업용 전기요금 재편, 탈핵로드맵 마련 등으로 탈핵사회로 가겠다는 계획이다.

그에 따라 정부는 27일 건설 초기 단계인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시민배심원이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핵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교수와 전문가들을 원전을 없애면 전기요금 폭탄과 산업계 피해, 전력대란이 당장이라도 크게 일어날 것처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탈핵에너지전환을 선택한 독일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주장들이 과장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독일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직후 8개의 원전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2022년까지 17개의 모든 원전을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비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탈핵에너지 전환은 2~3배 정도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독일의 가정용 2015년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당 28센트로 5년 전(23.6센트)에 비해 18.6% 인상되었을 뿐이다. 또한 독일은 1990년대에 재생에너지가 전력 생산에서 3% 정도였지만, 2016년에는 29%로 증가했다.

또 원자력발전이 현재 전력생산 비용이 싸다고 하지만, 사고 위험비용과 폐기물 처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현재 보다 원가 상승이 될 수밖에 없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수습복구 비용으로 일본에서는 현재까지 200조원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사용 후 핵연료 역시 포화상태에 다다랐지만, 아직까지 이를 어찌 처분할지 방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세계적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한 나라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 비용은 미래세대까지 이어져 부담이 계속 떠넘겨 질 수밖에 없다. 당장 이런 문제들만 생각해봐도 원자력발전은 이미 앞서간 나라들이 그랬듯 한국에서도 얼마가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져 도태될 수밖에 없다.

대만은 2014년 10조원의 비용이 들어간 공정률 98% 원전 2기의 건설을 중지했다. 그리고 2016년 원전제로와 재생에너지를 촉진시키는 법을 통과시켰다. 대만에 비하면 신고리 5,6호기는 아직 건설초기라 앞으로 들어갈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다. 이 돈으로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효율화 등에 투자한다면 원전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이제 탈핵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장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문제가 3개월 동안의 공론화 과정으로 결정된다. 이 기간을 우리는 에너지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으로 만들어야 하며, 시민 스스로 안전한 사회로 한 발 더 나아가는 미래를 선택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민의 손으로 탈핵을 함께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