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지부, 이재근 부행장 차기 은행장 내정 철회촉구…“잇단 점포폐쇄로금융공공성 말살”

전국금융산업노조 KB 국민은행지부(위원장 류제강)가 사측에 이재근 영업그룹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한 것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지부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KB 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격 미달 은행장 후보자 선임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KB 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이달 1일 이재근 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대추위는 “영업현장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고 했지만 지부의 의견은 다르다.

이재근 부행장이 20년 은행 생활 대부분을 재무 담당자로 일하면서 영업그룹을 총괄해 온 최근 2년 동안 현장의 정서와는 괴리된 독선적인 경영을 펼쳐왔다는 것이 지부의 주장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점포 폐쇄를 꼽았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0 년 한 해 동안 총 83 개 점포가 폐쇄됐다.

올해 62개가 추가 폐쇄됐고, 지점 폐쇄의 전초 단계인 출장소 격하(41개) 점포를 더 하면 그 수는 모두 100 개가 넘는다.

내년 초에도 25개가 출장소로 격하되고, 35개 지점이 폐쇄될 예정이다.

지부는 “과거 KB 국민은행의 연평균 폐쇄 점포수가 10개 남짓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이재근 부행장의 취임 후 그 속도가 살인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며 “이는 금융산업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공성을 내팽개친 행위로 연령과 거주지에 따른 금융 소외계층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근 부행장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원스탑’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원스탑은 수신과 여신 등 은행의 종합적인 업무를 모든 직원이 동시에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지부에 따르면 이로 인해 점포 혼잡도가 크게 증가해 직원들은 물론 대기 시간의 증가로 고객들의 피해로도 귀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점포 운영 시간을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확대 운영되는 ‘9 TO 6 뱅크’를 놓고도 양측이 총돌 중이다.

지부는 이재근 부행장이 대상점 선정 시부터 사전에 협의토록 한 기존 노사 합의와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제도 변경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류제강 위원장은 “대추위가 그를 두고 ‘수평적 리더십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는 매년 직원들의 경영진평가에서 유일하게 60 점을 밑도는 등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은행장 내정을 철회하라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요구가 끝내 무시된다면 KB 국민은행을 사랑하는 직원과 고객,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점포를 폐쇄하면 당장의 현금자산이 증가하기 때문에 경영진으로서는 재무구조 개선 열매를 가질 수 있는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들은 대부분 공적자금이 투입된 과거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은행 점포를 무작정 폐쇄하지 말고 디지털 시대에 맞춰 유연하게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