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30대 노동자 협착 사망… 금속노조 “사업장 최소한 안전대비도 없어”

故 배OO 노동자가 협착된 설비. 설비에는 이송된 제품을 인식하는 센서는 있었지만 노동자 신체가 끼었는지 감지하는 센서는 하나도 설치돼있지 않았다.

한국지엠 보령공장에서 설비 점검을 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협착돼 사망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아, 경남 창원의 대원강업에서 가동되는 설비에 몸을 내맡겨야 했던 노동자의 참혹한 죽음이 또 발생했다.

27일 오전 7시 48분경 대원강업 창원1공장 판스프링 가공반에서 작업하던 동료 노동자는 故 배 모(1989년생)씨가 유압두권기 설비(상용차에 들어가는 판스프링 양쪽 롤링 작업을 하는 자동설비)에 흉부가 협착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배씨는 사고 직 후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이날 오전 9시 15분 끝내 사망했다.

고인은 유압두권기 설비를 혼자 담당하고 있었다.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간과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사람은 없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설비의 경우 노동자가 수시로 가동되는 설비 내부에 들어가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에도 여러 종류의 제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제품 사양이 바뀔 때마다 설비 미세조정을 해야 했다.
설비 외부에 있는 작업판넬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꼭 사람이 설비 안에 들어가서 해야 하는 작업도 있었다.

트러블이 발생하면 수시로 안으로 들어가 설비 점검과 조치를 해야 했다.

작업 후 바닥에 떨어진 찌꺼기를 청소하는 것도 설비 담당 작업자들의 몫이었다.

더 한 문제는 노동자가 수시로 자동 설비 틈에 들어가 일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안전펜스도, 안전센서도 없었다는 것이다.

대원강업 사업주는 올해 6월에서야 자동설비 주변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급하게 그동안 무시했던 안전장치를 설치하던 과정이었다. 사고가 난 현장에는 미처 펜스가 다 설치돼있지도 않았다.

아직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는 그 현장에 펜스는 띄엄띄엄 설치돼 있어 언제든지 아무 제재 없이 설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였고, 펜스 문에는 센서 하나 달리지 않았고 잠금장치도 없었다.

금속노조 측은 “노동자가 설비 안으로 들어가 정비, 보수, 점검, 청소 등 어떤 작업을 하든 설비 전원을 차단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조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사 전원을 차단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설비와 노동자가 접촉하지 않도록 설비 주변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출입해야 할 경우 출입문에 이중 안전플러그 및 잠금장치, 문이 열리면 설비 가동이 자동으로 중단되도록 하는 센서 설치 등 이중 삼중의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