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부당노동행위 일삼아” 주장… 병원장 등 기소 촉구

보건의료노조는 16일 오전 10시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송치된 가천대길병원 병원장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기소와 엄정한 수사, 처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해 6월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김양우 병원장을 비롯한 가천대길병원 관리자들을 고소했다.

관리자들은 2018년 가천대길병원지부 설립 이후 노조 활동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조합원들을 승진과 부서이동 등으로 협박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아 왔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노조의 고발 후 1년간의 조사를 거쳐 지난 6월 4일 기소 의견으로 인천지검에 병원장과 행정원장, 간호본부장 등 관리자 1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민숙 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병원장을 필두로 관리자들이 총동원돼 노조를 탄압한 것에 대해 노동청이 검찰에 송치한 것은 처음”이라며 “그만큼 가천대길병원의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는 매우 심각하고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받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노동 당국이 병원장까지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강수진 가천대길병원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병원 관리자들의 부당노동행위를 증언했다.

강 지부장은 관리자들이 “아직도 탈퇴 안 했니?”, “네가 탈퇴를 해야지 나도 윗사람한테 할 말이 있지 않겠니?”, “파업 참여하면 파업 끝나도 업무 복귀시키지 않겠다” 등의 말을 서슴치 않았다고 말했다.

강 지부장은 가천대길병원이 노조 설립 초기부터 조합원 탈퇴에 혈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천대길병원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할뿐 아니라, 근무시간과 식사·휴식시간을 가리지 않고 관리자급이 조합원들을 불러내 직접 탈퇴서를 나눠주며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아울러 강 지부장은 “부서장은 “승진하려면 탈퇴하고 나에게 연락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노조에서 활동할 경우 승진 대상에서 누락된다”고 말했다.

노조가 가천대길병원의 2019년 승진자를 분석한 결과, 당시 지부 조합원 1,009명 중 단 7명만이 승진했지만 승진기간을 눈앞에 두고 노조를 탈퇴한 조합원 27명 중에서는 12명이 승진했다.

강 지부장은 “승진 발표 이틀 전에 노조 탈퇴서를 작성하고 연신 고개 숙이며 죄송하다며 떠나는 조합원들을 계속 마주해야 했다”고 호소했다.

가천대길병원의 조직적인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2018년 설립 이후 1400명이 넘던 가천대길병원지부 조합원은 현재 400명 대로 줄어들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이런 대대적인 노조 탈퇴는 사용자가 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조직적 공작을 벌일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삼성의 노조탄압과 창조컨설팅의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노조 파괴와 같은 일이 가천대길병원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조합원 숫자가 크게 줄어들자 병원에서는 노동조합 설립 이전의 불합리한 관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검찰은 노동권을 짓밟고 갑질과 괴롭힘으로 노조를 탄압하는 가천대길병원을 압수수색하고, 부당노동행위자를 구속 수사해 엄벌에 처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