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469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생산하던 물량이 이관된 ‘쌍둥이 회사’ 한국니토옵티칼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속노조는 한국니토옵티칼이 고용 승계는 외면한 채 물량만 가져가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고용 승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 물량 이관 후 폭발적 이익 증가
20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2022년 10월 화재 이후 사실상 생산을 중단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물량은 한국니토옵티칼로 이관됐다. 이후 한국니토옵티칼은 2024년 3월 기준 매출 1조 94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31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나 급증한 566억 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나 뛰는 등 눈에 띄는 수익 확대를 보였다.
노조는 이러한 한국니토옵티칼의 실적 급증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이 생산하던 물량이 이전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니토옵티칼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물량 이관 전 10% 안팎에 머물렀으나, 이관 후 29%로 크게 상승했다.
■ 늘어난 이익, 일본 본사 배당 및 신규 채용
더욱이 한국니토옵티칼은 이처럼 증가한 이익을 전액 일본 닛토덴코 본사에 배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당기순이익 501억 원보다 많은 509억 원이 배당금으로 지급된 것이다. 또한, 물량 이관 후 한국니토옵티칼은 156명을 신규 채용했는데, 이 중 87명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이 시작된 이후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닛토덴코의 한국 자회사인 한국닛또덴꼬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국닛또덴꼬의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의 거래가 종료된 후 한국니토옵티칼로부터의 매입 금액을 2배나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서 생산되던 물량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룹 내에서 재배치되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 위장 청산 의혹 속 그룹 전체 수익 확대
금속노조는 일본 닛토덴코가 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위장 청산했지만, 한국 내 전체 수익 구조는 오히려 확대되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한국니토옵티칼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1,172억 원에 달하는 반면,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마지막 당기순이익은 244억 원에 불과했다.
노조는 이처럼 사업은 계속되면서도 고용 승계는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지회장은 “우리가 만들던 물량이 한국니토옵티칼로 넘어가 그 회사가 떼돈을 벌고 있다. 고용은 끊고 생산만 이어가는 행태는 사회적 책임을 완전히 저버리는 것”이라며 “사업이 사실상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일본 닛토덴코와 한국니토옵티칼은 고용승계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고용 승계 촉구 및 희망버스 투쟁 예고
한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촉구하는 희망버스가 오는 4월 26일 전국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 앞에서 희망버스 문화제가 진행되며, 희망버스 계획 발표 기자회견은 오는 22일 오전 11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