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에도 농협은행은 ‘민원왕’
<3분기 국내 6대 은행 민원건수 조사>
▶ NH농협은행, 민원건수, 자체·대외민원 건수, 민원발생률 모두 최고
▶ 2분기에도 민원발생률 최다였으나 서비스 개선의 흔적은 無
▶ 정기예적금 등 수신 업무, 신용카드 관련 민원이 특히 높아
NH농협은행이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민원왕’에 등극했다. 올해 3분기 농협은행의 민원건수는 83건으로 국내 6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2위인 하나은행보다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농협은행은 절대적 민원건수뿐 아니라 민원발생률도 최고였다. 고객 10만 명당 민원건수가 0.25건으로, 국내 6대 은행의 평균인 17.2건보다 45.6%나 높았다.
10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민원은 소비자가 직접 은행에 제기하는 자체민원과 금융당국을 통해 이관되는 대외민원으로 나뉜다. 농협은행은 자체민원과 대외민원 건수가 모두 6대 은행 중 가장 많았고, 민원발생률도 자체민원과 대외민원을 가리지 않고 가장 높았다. 소비자들이 불만사항을 은행에 직접 표출하기도 했지만, 은행의 자체 문제해결을 신뢰하지 않고 금융당국에 문제해결을 요청하는 빈도도 높았다는 뜻이다.
농협은행의 3분기 민원발생률은 2분기에 비해 개선되지 않았다. 농협은행의 2분기 고객 10만 명당 민원건수는 0.25건이었다. 2분기에도 6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의 뒤를 이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민원발생률이 0.24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3분기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민원발생률을 크게 줄인 반면, 농협은행은 민원발생률이 줄지 않았다. 소비자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상품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은 정기예적금,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그 외 수·여신, 신용카드, 기타 관련 민원발생률이 6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은행업무에서 비중이 높지 않은 방카슈랑스와 펀드 관련 민원을 제외하면, 모든 금융상품에서 소비자의 불만이 타 은행에 비해 높았다는 것이다.
특히 신용카드 관련 민원발생률이 유독 높았다. 농협은행의 3분기 고객 10만 명당 신용카드 관련 민원건수는 0.05건이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은 0.01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0건이었던 것에 비해 매우 높았다. 다른 5대 금융지주인 신한, 우리, 하나, 국민과 달리 독립된 카드사가 없고 농협은행에서 신용카드업을 겸영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카드업을 겸영하는 기업은행에 비해 농협은행의 신용카드 민원발생률이 5배나 높으므로 이는 변명이 될 수 없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농협은행은 다수의 조합원을 고정고객으로 두고 있고, 이 외에도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우리나라의 주요 은행이다. 다른 은행들이 민원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동안 농협은행은 소비자의 불편을 방치해 두고 있다. 특히 예적금 등 수신 업무와 신용카드 관련 서비스의 질을 소비자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은행은 고객이 돈을 믿고 맡겨줌으로써 존재하는 집단이다. 불만족스러운 서비스가 지속되는 은행에 고객은 돈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