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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 전문지

쿠팡 입점 업체들 정산대금 못받아 최근 5년 1조3322억원 대출

– 대금을 대출로 받은 건수 약 1만 3천건, 부과된 이자액 41억원
7개 플랫폼 기업에서 대출 제휴, 쿠팡이 73%로 압도적 비중
최장 60일 수준의 대금정산 기간, 자금 급한 입점업체 대출로
– 입점업체 대금 정산 축소 및 플랫폼 거래공정화 위한 입법 필요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이 대금 정산을 제때 받지 못해 대출로 대금을 먼저 받는 실태가 드러났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정무위원회, 충남 논산·계룡·금산)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5년간 플랫폼 입점업체가 대금 정산을 대출로 먼저 받은 건수는 약 1만 3천건, 대출 규모로는 1조 8,1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판매대금 대출은 한 은행에서 운영하는 상품을 통해서다. 이 대출은 온라인 마켓에서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정산금을 대출로 먼저 지급 받고, 은행이 정산금을 받아 자동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상품이다. 지급할 판매정산금 사항을 담은 정산채권을 토대로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은행이 차주 신청에 따라 대출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정산대금 대출을 받은 규모는 해마다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2019년에는 대출 발생 건수가 216건에 252억원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이듬해인 2020년에는 대출 차주 사업체 수가 1,539개에 2,171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2021년에는 차주수 3,184개에 4,706억원, 지난해는 4,055개에 약 6,240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8월까지 이미 차주수가 3,867개에 4,763억원이 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정산대금 대출 차주수와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대출 상품에 제휴된 플랫폼 회사별로 비교해보면, ▲쿠팡에 입점한 업체들이 정산대금을 대출로 먼저 받은 규모가 최근 5년간 1조 3,322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73%를 차지, 압도적으로 높았다. 뒤이어 ▲위메프 입점업체 대출액이 2,554억원, ▲지마켓이 1,360억원, ▲무신사 590억원, ▲W컨셉(올해 중 제휴 종료)이 590억원, ▲SSG가 43억 5,900만원에 달했다.

이 상품은 정산주기가 길어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힘들었던 입점업체 셀러에게 구매 확정된 매출의 정산금을 지급하는 선(先)정산 서비스를 목적으로 출시됐다.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해 물건을 파는 소상공인들이 정산채권을 담보로 단기 자금을 높지 않은 이율에 빌릴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입점업체가 대금을 제때 정산받지 못한 것을 대출로 대신 받아가는 방식이 합당한 일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입점업체가 대출을 받음으로 인해 은행에 이자를 지불하는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출 상품을 통해 최근 5년간 발생한 이자액은 41억 1,8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자는 대출이 이뤄지기 전에 먼저 공제하는 선취이자 방식으로 입점업체들은 대금을 대출로 받으면서 이자도 먼저 납부해야 했다.

대출자가 해마다 늘어남에 따라 은행에 발생된 이자 역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이자 규모가 9,200만원에서 2020년에는 4억 6,4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2021년엔 9억 8,300만원, 지난해는 12억 7,900만원에 이어 올해는 8월까지 이미 13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5년간의 평균 이율은 4.9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산채권에 기재된 대금 범위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며, 정산을 통해 상환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대금을 대출로 받은 영향으로선 무시하긴 어려운 규모란 지적이다.

한편, 입점업체들이 대출로 먼저 받는 대금은 거의 대부분 정산되어 상환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5년간 대출액 1조 8천억원에서 연체가 발생한 규모는 8,100만원으로 전체의 0.00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는 입점업체의 갑작스런 폐업이나 소재 불명 등의 사유로 인해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은행에 대출 상환을 위한 대금 지급이 진행되지 못해 상각처리가 된 경우를 일컫는다. 결국 특수한 상황이 아닌 경우면 모든 대출은 상환까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히 대금 정산만 적당한 때 이뤄졌다면 굳이 받지 않아도 될 대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처럼 입점업체가 정산대금을 대출로 받게 되는 배경에는 플랫폼 기업의 정산 주기가 길다는 데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자는 납품이나 위탁 등에 따른 상품 판매의 경우, 대금을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납품업자 등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직매입 거래의 경우에는 60일 이내 정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마다 직매입 판매 등 영업 방식에 따라 대금 처리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다른 상황이다. 중소상인총연합회에 의하면 결과적으로 많은 거래에서 정산 기간이 법정 기준 범위에 맞춰서 지급이 되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이마저도 입점업체 입장에서 체감하는 정산주기는 더 길다고 토로한다. 일례로 쿠팡의 경우 구매확정이 된 시점 이후부터 정산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구매확정도 실제 판매가 이뤄진 시기보다 더 이후여서 그만큼의 체감 시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또한 월정산 방식에선 은행의 정산채권 만기가 통상 50~60일 수준으로 잡히며 실제 정산도 만기에 맞춰 이뤄지는 경향이 있어 체감 정산주기는 최대 기준인 60일을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당장 정산 대금 지급을 통해 현금이 필요한 영세한 입점업체 입장에선 단기적인 자금 압박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종민 의원은 “플랫폼마다 대금 정산 방식도 주기도 천차만별이어서 특히 정산주기가 긴 플랫폼 기업에 입점한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대금 정산을 대출로 대신하고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부당한 일이냐?”라고 비판했다.

또, 김종민 의원은“정당한 대금 정산이 안 돼서 대출에 의존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하게 허용될 수 있는 시장 활동의 영역이라 하더라도, 공정한 경제 구조 건설이란 대의적 측면에서 볼 때 이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플랫폼 거래 관계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은 “대금 정산기간의 법적 기준을 지금보다 훨씬 줄이는 방안의 법률 개정 등을 포함해 플랫폼과 입점업체의 관계를 상시로 조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고,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하는 일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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